금호아시아나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이 최근 환경오염 논란으로 일시 폐쇄를 검토 중인 필리핀 휴양지 보라카이(칼리보) 운항을 6월 말까지 잠정 중단한다. 보라카이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 진에어도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다.
28일 항공업계쪽 설명을 종합해보면, 에어서울은 이날 오후 고객들에게 “(보라카이) 현지의 불투명한 사정으로 칼리보 운항을 4월26일부터 중단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최근 필리핀 정부가 환경오염 문제로 일부 리조트를 폐쇄하고, 섬 전체 폐쇄까지 검토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정상적인 여행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고객이 많았다. 섬 폐쇄 결정이 내려질 경우, 예약 고객의 피해가 우려돼 잠정적으로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4월26일부터 6월31일 사이 일정으로 칼리보행 티켓을 예약한 승객의 운임을 전액 환불하거나 다른 노선 일정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보라카이에 투입하던 여객기를 베트남 노선이나 기존 노선 증편에 활용할 계획이다.
보라카이 직항 노선을 운영 중인 진에어 역시 칼리보행 운항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필리핀 정부 결정을 지켜본 뒤, 보라카이 직항편 조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관광지로 부상한 보라카이 섬은 개발이 이뤄지면서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200만여 명이 다녀간 보라카이 섬의 백사장은 호텔과 리조트에서 제대로 정화하지 않은 채 흘려보낸 하수와 쓰레기로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런 보라카이 섬을 ‘시궁창'이라고 묘사하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섬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당국은 일부 리조트 허가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보라카이 섬 관광을 일시 중단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