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삼구(73)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등의 성추행 의혹에 이어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 소속 여성 승무원 4명이 연달아 쓰러진 소식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박 회장 처벌 요구를 비롯해 에어부산 객실 승무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잇따라 올랐다.
8일 청와대 청원 누리집에는 ‘박삼구 아시아나 그룹 회장 관련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글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은 항공기 내 보안요원”이라며 “(알려진 보도 내용을 보면) 승무원들이 박 회장의 기쁨조처럼 행동을 강요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승무원들에게 치마를 입으라고 강요하는 기업 문화가 없어지도록 청와대에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을 끌어안거나 손을 만지는 등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내부 직원들에 의해 제기됐다. 박 회장이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타운)를 방문하는 매달 첫주 목요일 아침에, 승무원들이 회사 로비에 모여 손뼉을 치거나 포옹을 하며 박 회장을 맞아야 했다는 것이다.
회사 관리자들은 ‘회장을 만나면 달려가서 안기라’는 지시를 했고, 박 회장은 ‘기 받으러 왔다’고 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는 이런 박 회장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는 등 ‘미투’ 운동이 퍼지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청원 누리집에는 ‘에어부산 (객실 승무원들)의 잘못된 근무환경 개선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글에서 “항공사 승무원들은 비행기 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승객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요원”이라며 “객실 승무원들의 근무여건이 잘못되면 승객들의 안전도 보장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금호아시아나 계열사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 소속 여성 승무원 4명이 건강상의 이유로 쓰러졌다. 에어부산 쪽은 잇따른 사고가 비행 스케줄로 인한 과로와는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에어부산을 비롯해 국적항공사들이 법정 승무 시간을 준수하고 있는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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