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지난해 사드에 따른 여행객 감소와 유가 상승에도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과 사상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8일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11조8028억원, 영업이익 9562억원, 당기순이익 907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5.1%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1.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1%였다.
당기순이익 규모가 커진 것은 외화환산차손익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08.5원이었지만, 작년 말 환율은 1171.4원으로 137.1원 차이가 난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810억원의 이익을 얻는 구조여서 환차익으로만 지난해 1조130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외화 차입급이 많은 항공사들은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금액 규모가 줄어들며 그만큼 수익이 개선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실적 배경과 관련해 “여객사업은 유가 상승과 사드 영향에도 불구하고 탄력적인 공급조절, 한국발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매출이 증가했다”며 “화물사업도 반도체 물량을 중심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6월 영구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이에 따라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016년 말 1274%에서 2017년 말 542%로 하락하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대한항공은 올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과 평창동계올림픽,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 가시화 등에 따라 영업실적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항공은 실적발표 뒤,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1주당 250원, 우선주 1주당 300원의 현금배당도 결정했다. 2011년 이후 7년 만의 배당이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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