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올레드 데이' 행사에서 LG디스플레이 여상덕 사장이 '올레드가 미래의 디스플레이'라는 주제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OLED 대 QLED’ 엘지(LG)와 삼성이 세계 텔레비전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연합세력을 조직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엘지디스플레이는 24일 독일 뮌헨에서 ‘유럽 올레드 데이’ 행사를 열고, 오엘이디(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텔레비전 사업 전략과 미래 디스플레이로서의 오엘이디 비전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뢰베, 뱅앤올룹슨, 필립스 등 유럽의 주요 오엘이디 텔레비전 제조업체 등이 참석해 협력을 다짐했다고 엘지디스플레이는 밝혔다. 여상덕 엘지디스플레이 사장은 “유럽 프리미엄 텔레비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오엘이디를 확대해 세계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엘지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중국에서 ‘올레드 파트너스 데이’를 열어 중국 업체들과도 오엘이디 텔레비전을 확산시키자고 입을 모았다. 엘지 쪽은 소니에 이어 필립스, 파나소닉 등 주요 텔레비전 업체들이 오엘이디 진영에 속속 합류했다고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세계 1위 텔레비전 업체인 삼성전자는 ‘오엘이디 진영’의 공격에 큐엘이디(QLED)를 내세워 수비에 나선 상태다. 큐엘이디는 엘시디(LCD·액정표시장치)를 기반으로 퀀텀닷 기술을 적용해 화질을 높인 최신 텔레비전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큐엘이디 텔레비전을 출시하면서 지난 6월에는 미국에서, 9월에는 독일에서 ‘QLED&HDR10 플러스 서밋’을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북미·아시아·유럽 등 세계 주요시장에서 업계 전문가들이 모이는 서밋을 연이어 열어 큐엘이디 기술 로드맵 등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9월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발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QLED & HDR10플러스 서밋'을 개최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윤 삼성전자 전무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큐엘이디는 대명사다. (삼성이) 큐엘이디 이름을 붙일 때는 기술이 갖춰지면 다른 업체랑 같이 시장을 키워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큐엘이디가 확산되기를 원하지만 독성물질인 카드뮴을 뺀 친환경 ‘퀀텀닷 기술’ 개발이 어려워 다른 업체들이 따라오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세계 디스플레이 선두주자였던 삼성과 엘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삼성은 스마트폰에는 오엘이디, 텔레비전에는 엘시디를 적용했고, 엘지는 반대로 스마트폰에는 엘시디, 텔레비전에는 오엘이디를 추구하는 전략을 썼다. 그런데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가 오엘이디로 정리되고 있지만, 텔레비전의 디스플레이 주도권 싸움은 끝이 나지 않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엘이디와 큐엘이디를 둘러싼 다툼은 삼성과 엘지가 시장점유율을 조금 더 얻겠다고 싸우는게 아니다. 텔레비전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두고 장단점이 모두 드러나는 기술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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