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건설중인 가전 공장. 삼성전자 뉴스룸 제공
“2019년까지 뉴베리 카운티에 가전 공장을 건설할 예정인 삼성전자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 기회를 위협하고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세탁기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공청회에 미국 주정부까지 나서서 세이프가드 부당성을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 무역위가 19일(현지시간) 개최한 공청회에서 삼성과 엘지가 각각 현지 가전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의 주지사와 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자국 기업 ‘월풀’의 세이프가드 발동 주장은 부당하다며 반박했다고 20일 전했다. 월풀은 세탁기 시장점유율이 하락하자 미국에 세탁기를 수출하는 전세계 가전업체를 대상으로 미 국제무역위원회에 무역구제를 청원해 “수입 세탁기의 판매량 급증으로 미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맥매스터 주지사는 “공정한 무역을 옹호하지만 이번 건은 세이프가드 대상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중요한 일인 데다 삼성에 어떠한 형태의 무역 제한을 가하는 것에 반대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뉴베리 카운티가 지역구인 랄프 노만 연방 하원의원과, 엘지전자 가전공장이 들어서는 테네시주 상공부 장관 등도 참석해 세이프가드를 반대하는 진술을 했다.
삼성과 엘지 등 국내업체도 공청회에 참가해 세이프가드가 내려지면 최종적인 피해자는 미국 소매업체와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헤링턴 삼성전자 미국법인 선임 부사장은 “만약 (제품과 부품에 대한) 수입제한이 이뤄지면 미국 소비자들은 플렉스워시 같은 혁신적인 세탁기에 접근할 수 없다. 또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공장도 시장에 삼성의 풀 라인업 제품을 내놓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고 밝혔다. 엘지전자도 “세이프가드로 한국기업의 미국 내 기반이 약해진다면 결과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의 정상적 가동이 지연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 현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엘지전자는 미국 세탁기 공장에 2019년 1분기까지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현지 고용인원이 6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무역위는 공청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11월21일까지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와 방식 등을 표결로 결정해, 12월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이완 기자,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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