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대실적(분기 기준)을 또다시 경신했다. 반도체에서만 한 분기에 10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3일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의 3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발표했다. 사상 최고였던 올해 2분기 실적(61조 매출, 14조700억원 영업이익)을 다시 갈아치웠다.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06%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보면 매출은 29.65%, 영업이익은 178.85% 급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부문별 실적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슈퍼호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라 디(D)램과 낸드 영업이익률이 각각 63%, 48%를 달성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도체에서 10조1000억원, 스마트폰 부문에서 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에서 9000억원, 가전에서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한 분기에 10조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아이티(IT)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19.7% 증가한 411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0년 이후 가장 뚜렷한 매출 증가세다. 존 에렌센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수요 공급 관계에 의한 가격 상승으로 2017년 메모리 시장 매출은 57%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디램 부족 현상이 반도체 매출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트너는 내년 반도체 시장도 4% 성장해 매출액이 427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12일 삼성전자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단계 상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피치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고, 소형 오엘이디(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유죄를 받아 복역중인 것은 “삼성전자의 일상적인 경영을 의미있게 방해하거나 삼성전자의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피치는 평가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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