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평택사업장에 건설중인 반도체 생산라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이 처음으로 8조원이 넘는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45%에 이른다. 하지만 반도체 ‘슈퍼 호황’ 뒤에 다른 부문 실적이 가려져 있다. 더욱이 고용인원과 협력사 구매비용도 매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7일 2분기 실적으로 61조원 매출에 14조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보고했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은 눈부시다. 17조5800억원 매출에 8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7조7100억원 매출에 1조7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좋은 성과를 냈다.
가전이 포함된 CE 부문과 스마트폰이 포함된 IM 부문의 성적은 조금 다르다. CE 부문은 10조9200억원 매출에 3200억 영업이익을 올렸다. 최근 7년간 2분기 실적을 따져보면 이번 매출액이 가장 낮다. 2011년(14조원) 이후 2분기 매출이 꾸준히 떨어졌다.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2.9%에 그쳤다. 같은 날 나온 엘지(LG)전자의 가전 사업부문(H&A·HE부문)이 프리미엄전략으로 2분기 영업이익률 8.5%에 달한 것과 대비된다.
IM 부문은 2분기 30조100억원 매출에 4조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6조5600억원)보다 늘었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2014·2016년에는 30조원이 안되는 매출에도 4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평균판매단가(ASP)는 2013년 289달러에서 올해 230달러 중반까지 떨어졌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화웨이, 비보, 오포 등에 밀려 6위(점유율 3%)로 내려앉았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는 “갤럭시S8 등 스마트폰 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가 가격 탓인가”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S8은 S7보다 출시가 늦었지만 동일기간 판매량을 비교하면 S7을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67만주·우선주 16만8000주 등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도 밝혔다. 지난 1월에 밝힌 연간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라 상반기에 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주당 7000원의 2분기 배당도 결의했다. 배당금은 2014년 3조원에서 2016년 3조9920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2018∼2020년 주주환원 정책은 검토중이며 하반기에 발표하겠다”면서 지난 3년 동안 유지된 배당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삼성전자의 주주친화정책과는 달리 고용인원과 협력사 구매비용·나눔경영비용은 계속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국내 고용인원은 2014년 9만9386명에서 2015년 9만6902명, 2016년 9만3204명으로 줄었다. 또 협력사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비용도 2014년 139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27조원으로 감소했다. 사회공헌사업 등 나눔경영비용은 2014년 5230억원에서 지난해 4450억원으로 줄었다. 초대기업이 된 삼성전자의 이른바 ‘낙수효과’가 감소한 셈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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