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가 5월 31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의 환경안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삼성 직업병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가 지난달 31일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보고 자문활동을 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보건환경에 대해 종합진단을 하는 ‘옴부즈만 위원회’가 지난달 26일 포럼을 연 데 이어 가대위 활동도 공개됐지만,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반올림의 천막농성은 600일을 넘긴 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에 따르면, 송창호 대표 등 가대위 5명은 온양사업장의 반도체 생산현장을 직접 살피고, 유해물질 확산 방지 노력을 당부했다. 이들은 폐기물 수거함까지 직접 확인하는 등 근무환경을 세밀히 점검했고, 삼성전자는 가대위의 제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일부 피해자와 가족은 그동안 활동을 같이했던 반올림과 2014년에 따로 분리해 가대위를 만들었다. 이들은 삼성이 내놓은 보상안에 합의했다. 삼성전자 쪽은 가대위 보상 등 반도체 직업병을 해결하기 위해 성실히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반올림간 협상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법적 대리인을 내세워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보 공개와 보상 문제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업장 공개 행사에도 반올림은 빠졌다.
지난 2월 삼성 반도체 백혈병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결정하면서 사회적 대화가 다시 열리는 듯 했지만 이도 물 건너 갔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반발하면서 청문회를 열지 못했고, 새 정부 출범 뒤에는 인사청문회 준비나 협치 등을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등이 청문회를 여는 데 미온적인 자세다.
반올림의 노숙농성은 지난 5월28일로 600일을 넘긴 상태다. 반올림은 “문재인 정부가 5월7일 정책협약식을 통해 ‘삼성의 자체 보상에 대한 반올림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삼성과 반올림간의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삼성전자는 사과, 보상에 대한 협상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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