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사옥에서 열려 사채권자들 공탁서원본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한 뒤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안이 사채권자 집회 첫날 무난히 통과됐다.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이미 찬성 입장을 밝힌 상황이라 18일 열리는 두 차례 집회에서도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채무조정이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17일 서울 다동 대우조선 서울사무소에서 비공개로 열린 1~3차 사채권자 집회 모두 출석 채권자의 96%가 넘는 압도적 찬성률로 채무 재조정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에 열린 3차 집회(총 4400억원·제6-1회 무보증사채)의 경우 출석 사채권은 3560억5196만원(총 66명)으로 이 가운데 찬성 채권액은 3431억849만원(출석의 96.3%, 총 채권액의 77.9%), 반대 의사를 표시한 채권액은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129억4347만원이었다. 앞서 오후 2시에 열린 2차 집회에서는 채무조정 대상 회사채 2천억원 가운데 1800억원(32명)이 참석해 1782억원(98.99%)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반대 채권액은 18억원이었다. 오전 10시에 열린 1차 집회에서도 오는 7월 만기 회사채(3천억원) 가운데 2403억만원(22명)이 참석해 99.9%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대우조선은 “세 차례 집회 모두 안건 토론 때 채무조정안에 반대하는 의견표명은 대체로 없었다”며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대주주(산업은행·수출입은행)의 책임을 지적하고, 계속기업으로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채권회수율에 대한 몇몇 질문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채권자 집회에서 모두 가결되더라도 채무조정안이 최종 통과되려면 고비를 하나 더 넘어야 한다. 총 1조5500억원의 채무조정 대상 금액 중 2000억원에 이르는 기업어음(CP·2018년 4월 만기) 보유 채권자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아직 남아 있다. 회사채와 달리 기업어음은 개별 접촉을 통해 모두한테서 동의를 끌어내야 한다.
기업어음은 우정사업본부(약 700억원), 증권사·자산운용사 총 4곳(각 200억원대) 그리고 100억 이하를 보유한 금융투자사 15곳 등 20여 기관이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제5차 집회가 끝나는대로 기업어음 보유 투자자들을 설득해 채무조정 동의를 받는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어음 채권자의 경우 사채권자 집회 결과를 대체로 따른다는 분위기”라며 “다만 기업어음 중 일부가 신탁상품에 편입돼 있을 수 있어 채무조정에 고비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명의는 기관투자자로 돼 있어도 신탁 수익권자가 개인일 경우 일일이 개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 상당한 어려움이 생긴다. 산은 쪽은 이에 대해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계완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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