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부가가치 기준으로 환산하면 5분의 1로 줄어들고, 수출 부가가치율이 중국보다도 뒤처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2일 낸 ‘미국의 무역구조를 통해 본 우리의 대미 무역전략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4년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를 부가가치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그 규모가 345억달러(약 39조4천억원)에서 72억달러로 79.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감소 폭은 미국의 주요 교역국인 일본(69.3%), 독일(65.6%), 중국(45.1%)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한국의 경우 눈에 보이는 수출액에 견줘 교역에서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상당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국가 간 교역을 단순 총액으로 기록하는 무역통계는 중간재 거래액이 중복 계상되므로 원자재·중간재·최종재 생산국가가 다를 경우 부가가치가 파악되지 않는다. 무역협회는 세계산업연관표를 활용해 ‘실질적인 부가가치 창출’ 현황을 도출했다. 즉, ‘액면가’로 따지는 무역수지는 큰 재미를 보는 것 같지만 실속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는 분석 결과다.
한국의 ‘저부가가치 수출 산업구조’는 다른 지표로도 확인됐다. 2014년 한국의 ‘수출 부가가치율’은 63.3%로, 미국(87.2%)·일본(78.9%)은 물론 중국(82.6%)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 부가가치율은 최종재 수출이 유발하는 부가가치를 최종재 수출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무역협회는 “한국은 원자재 및 중간재의 해외 조달 비중이 높고 전기전자, 기계 등 조립가공제품의 수출 비중이 높아 부가가치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무역협회는 “한국은 수입 중간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국내 부가가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는데, 중국은 중간재 수입을 억제하면서 이를 자국 중간재로 대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미국·일본·중국·독일 5개국에서 2004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총생산(GDP)에 들어가는 총투입에서 국산 중간재, 수입 중간재 및 국내 부가가치(임금 등)가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 미국의 국내 부가가치 비중이 56.1%로 가장 높고 일본과 독일도 50%를 웃돌았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부가가치 비중은 30%대였다.
부가가치란 원재료나 부품 등의 가치를 제외하고 각 생산단계에서 새로 만들어진 가치를 말한다. 이런 부가가치를 모두 더해 국내총생산(GDP)을 산출한다. 무역협회는 “제조업에 내재된 서비스가 수출 부가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의 총생산에서 부가가치율 상승을 위한 산업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낮은 부가가치 창출력에 더해 수출 규모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2011년 7.5%포인트까지 기록한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2015년 0.4%포인트, 2016년 0.7%포인트에 불과했다.
고나무 김효진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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