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재소환
1차땐 “피해자” 강조하며 감정 호소
특검 심기 고려한 듯 해명·주장 자제
재소환 전 공정위·금감위 특혜 의혹엔
연달아 보도자료 “사실 아니다” 주장
재소환 확정 뒤에도 참고자료 돌려
1차땐 “피해자” 강조하며 감정 호소
특검 심기 고려한 듯 해명·주장 자제
재소환 전 공정위·금감위 특혜 의혹엔
연달아 보도자료 “사실 아니다” 주장
재소환 확정 뒤에도 참고자료 돌려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13일 재소환하자 삼성그룹 쪽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장이 안 되면 이달 말로 끝나는 특검 수사 기한이 지나가기만을 내심 기대했지만 특검이 구속영장 재청구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자 다시 비상 모드에 들어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날 “국민연금에 이어 공정위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 부회장이 한 말대로 특검에서 진실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최순실·정유라씨 모녀를 지원한 것에 대해 특검이 이번에는 합병 자체뿐 아니라 이후 주식 처분 등과 관련한 대가성에도 초점을 맞추는 것에 대해 ‘그래도 대가성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그해 7월25일 이 부회장 독대 때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채근한 게 유일한 지원 동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특검의 압박에 삼성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피해자’임을 강조하면서도 특검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인지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의혹이 한창 불어날 때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말하기 어렵지만 나중에 왜 그랬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모습은 다르다. 지난 9일과 10일 삼성그룹은 연달아 언론 보도에 대한 참고자료를 내놨다. 공정위의 특혜 의혹이 보도된 9일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고, 10일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과정에서 금감위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요일인 12일 저녁에도 다음날 나올 신문 기사 내용에 대한 참고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렸고, 이 부회장이 특검에 소환된 13일 밤에도 입장 자료를 냈다. “삼성은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최순실에 대해) 우회지원을 한 바 없으며, ‘명마’ 블라디미르 구입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구속영장 재청구 자료로 쓸 만한 의혹들이 커지는 것을 열심히 차단하려는 모양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의혹만 계속 보도되고 우리의 설명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자료를 냈다”고 설명했다.
‘시이오(CEO)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오른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04% 내린 189만8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180만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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