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광고 소규모 회사에 맡겨
계열사 이노션 타격은 불가피
계열사 이노션 타격은 불가피
현대자동차그룹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내부거래)를 해소하기 위해 광고 물량의 외부 개방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9월 말부터 방송될 예정인 80억원 규모의 그룹 이미지 광고 제작을 직원 10명의 소규모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에어’에 맡기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크리에이티브에어는 2004년 설립된 업계 40위 광고회사로, 지난해 광고 취급액이 238억원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입찰 참여 자격 제한 없이 대·중소 광고회사 17곳이 참여한 가운데 치러진 1·2차 심사에서 창의성과 전략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제작업체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은 계열사간 내부거래 해소를 위해 올해 광고 물량의 65%에 달하는 1200억원을 중소기업 등 외부에 개방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쏘나타와 피와이엘(PYL) 이벤트는 물론 쏘나타 하이브리드·더뉴스포티지아르(R) 티브이(TV) 광고 제작이 무한상상과 모츠, 라니앤컴퍼니, 컴투게더 같은 중소업체와 대기업 계열사인 에스케이(SK)플래닛 등 외부 업체에 돌아갔다.
현대차 광고가 외부 업체로 돌아가면서,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은 일정 정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노션이 그동안 전체 매출의 48%를 현대차그룹사의 광고로 채워왔기 때문이다. 이노션은 외부에 일감을 나누겠다는 현대차그룹의 방침에 따라 한동안은 현대차 그룹의 광고 입찰에도 참여할 수 없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끼리 돌려가며 광고를 나눠먹는다는 비판을 의식해 에스케이 등 현대차 광고를 수주한 대기업의 광고 수주에 나서기도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노션 관계자는 “우리는 광고주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적극적인 해외 광고 시장 개척과 신규 사업 진출 등 매출액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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