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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힘들어도 진심은 통했다

등록 2012-11-28 14:07

김영훈 기자 <A href="mailto:kimyh@hani.co.kr">kimyh@hani.co.kr</A>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제15회 한겨레 광고대상
‘과학의 추억’ 일깨운 현대모비스
‘30자 캠페인’의 에쓰오일
국민엠시 송해 내세운 IBK기업은행
기업 진정성 있는 소통 돋보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올해의 사회적 화두 가운데 하나가 ‘진정성’이었다.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건설 등 대선 유력 주자들이 내세운 공약이 대체적으로 같은 지향점을 보이는 가운데 누가 더 진정성 있는 인물인가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나누는 ‘소통’의 창구인 광고 분야에서도, 기업의 ‘진정성’을 어떻게 전달하고 드러내느냐가 올해 광고의 중요한 경향 가운데 하나였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한겨레 광고대상’이 이번 수상작에서 주목한 특징도 진정성이었다. 동시에 광고에 요구되는 불변의 미덕인 참신성과 정보성, 그리고 공공성 등에서도 탁월한 기량을 보인 광고들이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1998년부터 기업의 마케팅 경쟁력 강화와 건강한 광고문화 확대를 위해 우수한 신문 광고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는 한겨레 광고대상은 전문가 심사와 함께 인터넷을 통한 소비자 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대상을 수상한 현대모비스의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는 진정성이 돋보인 대표적인 광고였다. 자동차 부품회사의 광고지만, 책받침으로 정전기를 일으켜 머리카락을 붙여 세우는 등 어릴 때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던 과학과 관련된 추억들을 소재로 해 소비자에게 진솔하게 다가가는 노력이 높게 평가됐다. 심사위원인 김병희 서원대 교수(광고홍보학과)는 “아이들의 장래 희망 1순위가 연예인인 시대에 제품이 아니라 ‘과학자’를 열쇳말로 풀어서 기업 이미지를 강조한 모비스 광고는 과학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운다는 면에서 사회공헌적인 측면도 높았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에쓰오일(S-Oil)의 ‘30자 情YOU(정유)’ 캠페인도 보는 이에게 감동을 전하는 진솔함이 돋보인 광고였다. 공모로 모집한 30자 이하의 짧은 응원메시지들을 신문 상단 제호 옆 등에 작은 광고로 넣은 시리즈 형태였다. 짧지만 강렬한 여운으로 심사위원 논의와 인터넷 소비자 평가에서 호평을 받은 메시지들은 다음과 같다. “밥은?…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그 짧은 물음에 마음이 운다.”(서수련) “첫째야~ 차별한다고 속상해하지 마, 엄마의 첫사랑은 너잖니?”(우준, 우익이를 사랑하는 엄마가) “비밀인데, 아빠는 사실 슈퍼맨이다. 평생 너희를 지켜줄 거야.”(준수, 동해를 사랑하는 아빠 김영종) “고(故) 김동환 소방관님, 하늘에서 국민과 동료들을 지켜주소서.”(부산소방후배 방지홍)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의 광고도 진정성을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광고로 꼽힌다. 국민엠시(MC) 송해와 천연덕스러운 충청도 사투리가 정겨운 김유빈양의 대화는 ‘기업은행에 저금하면 기업이 살아나고,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카피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다. ‘소비자 인기대상’을 수상했다.

‘건설 부문 대상’을 수상한 현대산업개발의 ‘공간, 시간, 인간 즉 세상을 잇고 내일을 짓는 꿈’과 금상을 수상한 대림산업의 ‘진심이 짓는다’ 편도 진솔함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돋보인 광고들이었다.

지면 광고만을 대상으로 하는 한겨레 광고대상의 특성상 다른 매체에서 보여주기 어려운 ‘한 컷’의 강렬함을 뽐낸 광고들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인 광고가 서울시립대학교의 ‘구멍 뚫린 양말’ 광고였다. 김병희 교수는 “대학 광고는 사실 뻔한 경우가 많은데, 서울시립대 광고는 양말의 구멍으로 빠져나온 엄지발가락 하나를 보여주며 ‘대학은 나오는 곳이 아닙니다’라는 카피를 뽑았다. 방송 매체로는 표현하기 힘든 한 장면이 줄 수 있는 임팩트를 효과적으로 보여준 광고”라고 말했다. 이 광고는 ‘대학 부문 대상’과 ‘우수카피상’을 함께 수상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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