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C시장 ‘장악’, 광고주와 마찰 심화
국내에서도 부정클릭(click fraud)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광고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검색광고 업체 오버추어의 시장 독점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국회가 국정감사에서 오버추어의 부정클릭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로 해 정치권의 도마 위에 오른 이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된다.
◇한국시장은 오버추어가 장악 = 오버추어는 한국에서 90% 이상의 점유율로 CPC 시장을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내 부정클릭 논란의 핵심이다.
한국 인터넷마케팅협회에 따르면 올해 검색광고 시장은 약 5천300억원 규모로 이 중 CPC 방식이 약 60%, 노출 횟수에 따라 광고비를 내는 CPM(Cost Per Millennium) 방식이 약 4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오버추어가 차지하고 있는 한국 검색광고 시장은 50% 이상, 3천억원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구글과 제휴한 엠파스를 제외한 국내 대다수 포털들은 오버추어를 통해 CPC 광고를 수주하고 있으며 이 중 네이버, 다음, 네이트닷컴은 자체 CPC 광고 상품을 갖고는 있으나 관련 특허를 갖고 시장을 선점한 오버추어에 밀려 자체 상품의 비중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에서 부정클릭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지는 아직 뚜렷한 조사 결과가 없어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부정클릭에 취약한 검색광고 외부 사이트 게재 사업을 구글 외의 국내 포털들이 하지 않고 있어 미국보다는 부정클릭이 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못 막나 안 막나' 논란 = 광고주들의 모임인 '온라인광고주협의회(cafe.naver.com/onadver)'는 고소 등 법적 대응에 이어 활발한 민원 활동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오버추어 부정클릭 문제가 의제로 채택되도록 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버추어는 자체 시스템에서 부정클릭을 걸러내 광고비에서 제하고 있으며 부정클릭 피해자에게는 환불 조치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릭한 이용자의 IP 주소, 쿠키ㆍ브라우저 정보, 클릭 시간, 입력한 검색어 등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불순한 의도가 보이는 패턴을 클릭조작 방지 시스템에서 파악해 부정클릭을 가려내고 있다고 오버추어는 설명했다.
부정클릭은 수법이 계속 진화하기 때문에 완전 근절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바이러스처럼 심각하지만 동시에 관리가 가능한 문제이며 이 점에서 어느 곳보다 강력한 시스템과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것이 오버추어의 입장이다.
그러나 광고주들은 자신들이 먼저 부정클릭을 파악해 요구하는 경우에만 오버추어가 마지 못해 환불을 해주고 있으며 금액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항의하고 있다.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으로 부정클릭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오버추어 주장에 대해서도 웹브라우저의 쿠키(PC에 웹사이트 접속 정보를 저장하는 파일) 차단 등 매우 단순한 부정클릭 방법도 2년여 간 막지 않고 있다고 협의회는 반박했다.
광고주들은 또 오버추어가 자체 콘텐츠가 거의 없는 껍데기 사이트들에도 검색광고를 게재해 이들 사이트의 부정클릭을 유발하고 있으며 과금 자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등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문제는 오버추어 독점 = 특히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오버추어 특유의 광고 판매ㆍ게재 방식으로 오버추어는 검색어를 경매에 부치고 낙찰된 5개 가량의 광고들을 낙찰 금액에 따라 순서대로 노출시키고 있다.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될수록 훨씬 주목을 받기 때문에 오버추어의 이 같은 방식은 순위 경쟁을 일으키고 순위가 처진 광고주들에게 상위 광고를 부정클릭으로 제거하도록 부추기는 효과를 갖게 된다고 광고주들과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포털들의 자체 CPC 검색광고는 노출될 때마다 광고 순서를 바꿔 보여주는 방식으로 광고주간의 순위 경쟁이 덜해 부정클릭 유발 효과도 적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그러나 오버추어의 막강한 시장 장악력을 의식한 국내 포털들이 자체 CPC 상품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오버추어의 시장 독점으로 인한 폐해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포털 관계자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오버추어에 광고를 실으면 국내 대다수 포털에 다 나가기 때문에 오버추어가 네이버, 다음보다도 훨씬 강력한 매체이며 마음에 안 들어도 오버추어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포털 자체 CPC 상품의 비중이 커지면 광고주를 잡기 위한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부정클릭 문제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시장을 선점하고 광고주 확보나 노하우 등에서 앞선 오버추어와 포털이 결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31일 국정감사에서 김 제임스 우 오버추어 코리아 사장과 NHN, 다음 경영진 등을 불러 부정클릭과 오버추어 독점 문제를 따질 입장이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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