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총수 열 중 넷은 경영에 참여하면서 등기임원을 맡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대기업집단의 최근 5년간 등기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기업집단 47곳의 총수(동일인) 중 등기임원이 아닌 이들은 2018년 14명(29.8%)에서 올해는 5명 늘어난 19명(40.4%)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82개 대기업집단(자산규모 5조원 이상) 중 동일인이 자연인인 72곳 중 비교 가능한 4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범위를 총수 일가로 넓혀 보면, 2018년에는 경영에 참여하는 친족 260명 중 213명(81.9%)이 등기임원으로 등재됐는데, 올해는 경영 참여자 241명 중 191명(79.3%)으로 5년 전보다 19명 감소했다.
상법상 주식회사는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이사회 구성원(임원)을 등기부에 등재하게 돼 있는데, 일부 재벌 총수와 일가들은 비등기 상태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관행이 굳어져있다.
그룹별로 보면, 5년 전부터 올해까지 총수가 등기임원에 등재되지 않은 곳은 씨제이(CJ·이재현) 디엘(DL·이준용) 삼성(이재용) 태광(이호진) 동국제강(장세주) 유진(유경선) 에이치디(HD)현대(정몽준) 신세계(이명희) 디비(DB·김준기) 하이트진로(박문덕) 등 10곳이다.
올해 기준으로 총수가 등기임원에서 빠진 그룹은 부영(이중근) 코오롱(이웅열) 금호석유화학(박찬구) 동원(김재철) 네이버(이해진) 삼천리(이만득) 한국타이어(조양래) 한화(김승연) 등 9곳이다.
롯데(신동빈) 오씨아이(OCI·이우현) 한솔(이인희) 등은 5년 전엔 미등기 상태였으나 올해는 등기임원에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가 여러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경우는 줄었다. 3곳 이상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총수와 친인척들은 2018년 70명에서 올해는 52명으로 감소했다. 리더스인덱스는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 통과 이후 중흥건설, 호반건설, 에스엠(SM), 부영 등 건설업이 주력인 대기업집단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김회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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