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미국사업본부장. 한화솔루션 제공.
“많이 짓고 단가를 낮춰 경쟁력을 높이는 건 적어도 우리가 하려는 게임이 아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레드먼드시 마이크로소프트(MS) 레드먼드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흥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하 큐셀) 미국사업본부장이 이같이 말했다. 큐셀의 미국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박 본부장은 태양광 시장의 사업모델은 이미 변화 중이라며, 부가가치 창출을 앞세워 경쟁업체와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태양광 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한 원가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큐셀은 모듈 제조(하드웨어)를 넘어 ‘턴키 솔루션’(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두 책임지고 진행하는 일괄 수주 계약 방식)과 개발과 전력판매까지 통합하는 솔루션(소프트웨어) 제공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모듈 제조·발전소 개발·시공·금융까지 서비스 전체를 아우른다는 구상이다.
“미국 기반의 신뢰할 만한 대단위 공급망을 가지고 있고, 패널뿐 아니라 태양광발전소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하는 프로젝트 등도 제공한다. 가격 사이클과 (저가) 경쟁에 덜 민감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은 한화솔루션의 이런 구상을 반영한 사례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목표로 에너지 전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데이터산업 성장으로 친환경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데 반해 친환경에너지 공급 속도는 그를 따라가지 못해 고민이 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1월 협약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력 구매 계약(PPA)를 체결하는 태양광 발전소에 2.5기가와트(GW) 이상의 모듈을 순차 공급하기로 했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구매·시공(EPC)도 맡는다.
박흥권 본부장은 “(전력 에너지의) 엔드유저(최종 사용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친환경에너지 하드웨어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사례는 지금껏 없었다. 단순 에너지 구매에서 한 발 더 나아가려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애드리안 앤더슨 마이크로소프트 재생에너지 전력구매 총괄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재생에너지 발전사뿐 아니라, 큐셀과 같은 제조사와도 긴밀한 협력을 맺고 있다”며 “협력사나 고객까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흥권 본부장은 “큐셀에게 패널(모듈)은 문을 여는 키로,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레드먼드/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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