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바틀렛앤컴패니와 ‘합작투자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정탁 부회장, 커크 오브리 savage그룹 회장(바틀렛의 모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에너지 원료·철강 등 제품 무역을 주로 해 온 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새로운 먹을거리로 키우는 분야는 식량 사업이다. 2015년 처음 진출해 미얀마·우크라이나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한 후발주자이지만, 호주·미국 등 큰 시장에 뛰어들어 2030년 생산량 710만톤, 취급량 2000만톤, 가공물량 234만톤의 세계 메이저 식량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4일 서울 중구의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포스코인터내셔널 ‘프레스데이’에서 식량 사업 부문 발표를 한 공병선 식량사업개발실장은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10%에 이르는 방대한 시장으로 규모 뿐 아니라 수익성을 따져도 상당한 매력이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심 인구 증가로 중산층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육류 소비가 확대돼 (사료로서의) 세계 곡물 수요는 연평균 2.4%씩 꾸준히 증가한다. (탄소 감축 정책이 늘어나면서) 선진국 중심으로는 바이오 연료와 친환경 소재와 곡물의 활용이 확대될 것”이라며 “다양한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고 이는 우리에게 기회”라고 내다봤다. 세계 6위의 곡물 수입국이자 곡물 자급률이 19%인 한국에서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식량은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15년부터 시작한 식량 사업 매출은 2022년 기준 3조원에 이른다. 이미 인도네시아 팜 농장, 우크라이나 곡물 터미널, 미얀마 미곡종합처리장(RPC), 인도네시아 팜유 정제 공장 등 생산과 저장·물류, 가공 부문의 투자를 진행한 상황이다. 미얀마나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과 같은 현지 정치적 상황에 따라 부침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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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30년까지 호주와 우크라이나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남아메리카에서 계약재배를 하고, 미국에 대두를 가공하는 공장을 짓는 등 투자국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생산부터 가공까지의 밸류 체인을 공고히 다지는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취급 목표량은 세계 10위권 규모인 2천만톤이며, 이 중 600만톤의 곡물을 국내 반입한다는 계획이다.
공 사업개발실장은 “아르헨티나나 브라질도 곡창지대이지만 국내 상황이 정치적이라 사업 후발주자(비기너)인 우리는 안정적 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 호주나 미국에서 경험하고 진출하고자 한다. 우리와 비슷하게 투자를 기반으로 트레이딩해 온 일본 미쓰이 종합상사의 경험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5일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현지 대표적인 곡물 기업인 바틀렛앤컴패니(Bartlett and Company)와 식량 투자사업에 관한 ‘합작투자 기본 합의서’(Joint Venture 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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