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화물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을 출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출이 10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 회복이 늦어지는 탓이다. 다만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면서 무역수지는 2개월째 흑자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6.5% 줄어든 503억3천만달러, 수입은 25.4% 감소한 487억1천만달러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무역수지는 16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지속하다 지난 6월 흑자 전환한 바 있다.
올해 무역수지 추이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수출액은 503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졌고,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단가가 하락한 게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7월 수출이 602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산업부는 분석한다.
품목별로 보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6% 감소했다. 수출액은 74억4천만달러로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디지털 기기와 서버 설비 투자 등의 수요 침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제품(-42%) 및 석유화학(-25%), 철강(-10%) 등도 전년보다 단가가 하락해 수출액이 대폭 감소했다.
다만 자동차 수출액은 5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 증가했다. 역대 7월 실적 최고치 기록도 경신하며 13개월째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가전과 일반기계의 수출도 각각 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과 미국, 중국, 아세안, 중동, 중남미 등 6대 지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반도체와 석유 화학 제품 수출이 저조한데다 지난해 7월 최대 실적의 기저효과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대중 수출도 99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1% 줄었다.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데는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액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7월 수입액은 487억1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감소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해 원유(-46%)와 가스(-51%), 석탄(-46%) 수입액이 감소한 게 전체 수입액 감소의 주된 이유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8월 185억달러에 이르렀던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달 98억달러까지 떨어졌다. 다만 국내 주요산업으로 성장 중인 이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46.8%), 탄산리튬(52.7%) 수입액은 큰 폭 증가했다.
산업부는 “하반기 들어 업황 호전이 예상되는 반도체 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 과학법 등 통상 이슈에 대응해 경기 회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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