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디(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용 엔진 제작사인 에스티엑스(STX)중공업의 지분 3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고 31일 밝혔다.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은 선박용 엔진 세계 1위인 에이치디현대중공업(엔진기계사업부)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파이트리파트너스과 에스티엑스중공업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스티엑스 중공업 주식 652만4174주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된 신주 536만4670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은 에스티엑스중공업의 전체 발행 주식의 35%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다. 거래 총액은 813억원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은 선박용 엔진사 세계 3위인 에스티엑스중공업의 이중연료 추진 등 기존 기술력을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선박에는 엔진이 필수”라며 “(기존에) 보유한 엔진 기술을 접목시켜 증가하는 친환경 엔진 수요에 부응하고 그룹 내 조선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선박용 엔진을 주로 제작하는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선박용 엔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30여년째 지키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한 식구로 편입한 한화그룹은 올해 2월 선박용 엔진 제작사 세계 2위로 평가받는 에이치에스디(HSD·옛 두산엔진)엔진을 자회사로 인수한 바 있다. 에이치에스디엔진에서 만든 선박 엔진은 삼성중공업에서 배를 건조할 때도 탑재된다.
이번 에스티엑스중공업 본입찰에는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인수 가격을 두고 합의를 보지 못하다 이날 최종 인수를 확정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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