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의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조감도. HD한국조선해양 제공
에이치디(HD)한국조선해양이 중형급인 2만2천㎥ 액화 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2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건조는 현대미포조선에서 맡는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포집·저장(CCS·Carbon Capture Storage) 기술 개발을 각 나라별로 추진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운반하는 선박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은 “최근 그리스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과 총 1790억원 규모의 2만2천㎦급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며 “세계 최대 규모”라고 19일 밝혔다. 이 운반선은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m 크기로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한다.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 운반선은 이산화탄소를 액화해 운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 암모니아 등 다양한 액화가스 화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암모니아 추진 선박으로 변경도 가능하다.
그동안 액화이산화탄소 선박은 소형이었다. 지난해 2월 일본공합진흥협회(ENNA)가 발주해 엠에이치아이 시모노세키(MHI Shimonoseki)사에서 건조중인 1450㎥와 지난해 10월 노르웨이 노르던 라이츠(Northern Lights)사가 발주해 데일리안 쉽빌딩 인더스트리에서 건조중인 7500㎥가 가장 큰 규모의 선박이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탈탄소정책이 가속화하면서 화석연료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한꺼번에 더 많이 포집·저장(CCS)을 하는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 기술 중 하나가 산업단지 등에서 포집한 탄소를 폐광구 등 지층과 해저 등으로 이동시켜 줄 대형 운반선이다. 조선업계는 이산화탄소 운반선 대형화 기술 개발이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축적한 기술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이 분야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가스전시회인 가스텍에서 7만4천㎥급, 4만㎥, 3만㎥급 이산화탄소 운반선에 대해 미국선급협회(ABS), 로이드선급(LR), 라이베리아 기국 등으로부터 기본인증(AIP)을 받는 등 이 분야 핵심 기술을 개발해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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