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노트북 및 태블릿 출하량의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매장에 전시된 노트북 제품들. 연합뉴스
올해 전 세계 피시(PC)와 태블릿 출하량이 전년보다 15% 넘게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 침체 여파로 개인 가전 소비 감소세가 한동안 이어지면서 디스플레이 및 가전 업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아이디시(IDC) 조사 결과, 올해 전세계 피시와 태블릿 출하량은 2022년보다 15.2% 줄어든 3억8480만대로 추산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피시가 2억5080만대로 전년보다 14.1%, 태블릿은 1억3400만대로 17.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디시는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비자가 지출을 줄이고 구매를 미루고 있다. 몇달 동안 거시 지표의 큰 변동 없이 수요가 계속해서 얼어붙고 있다”며 출하량 감소 원인을 설명했다.
피시·태블릿 소비 감소는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등 업황을 악화시킨 요인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 이후 잠깐 반짝했던 개인 전자제품 소비가 지난해 경기 침체 이후 위축되면서 관련 산업 전반의 실적 악화 요인이 되고 있다. 피시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등 글로벌 대기업의 주가가 하락세이고,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 엘지(LG)디스플레이 등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피시 및 태블릿 출하량 회복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이디시는 2027년께 피시 출하량이 2억8920만대, 태블릿은 1억3580만대로 4억25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부터 개인 가전 출하량 회복이 시작돼 2027년에 코로나19 전후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시 제조사 및 디스플레이·반도체 부품 업체 등은 소비 침체기에 맞춰 ‘비상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인텔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확대 중이고, 디스플레이 업계는 피시보다 수요가 꾸준한 스마트폰용 소형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도 빠르게 성장 중인 인공지능(AI) 산업에 발맞춰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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