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엘지(LG)그룹이 잇따라 경영 전략회의를 열고 글로벌 사업 계획 등을 점검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엘지(LG)그룹이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회의를 잇따라 열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통상 변수와 전세계 반도체·가전 수요 침체 등에 대비한 투자 전략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삼성전자는 20일부터 22일까지 국내외 임원급 230여명이 모이는 ‘2023년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미-중 통상 갈등 등 복합 위기 상황에 대비한 전략을 점검한다고 20일 밝혔다. 삼성전자 전략회의는 매해 6월과 12월에 열리는데, 12월에는 연간 실적 점검과 내년 경영 계획을 세운다면 6월에는 전반적인 경영 실무 상황 등을 점검하는 회의다.
올해 전략회의는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이날 수원 사업장에서 모바일경험(MX) 사업부를 시작으로 21일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부, 22일 전사 등의 순으로 사흘 동안 회의를 한다. 경계현 사장이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화성 사업장에서 20일 회의를 열었다.
전략회의 초점은 새 스마트폰 출시와 반도체·가전 시장 불황 대응에 맞췄다. 모바일경험사업부는 7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갤럭시제트(Z)폴드·플립 5 공개 행사를 앞두고 제품 가격 및 마케팅 전략을 논의했다. 업계에선 전작 출하량을 근거로 삼성전자가 갤럭시제트 폴드.플립 5 판매 목표를 1천만대 이상(폴드 200만대, 플립 800만대)으로 잡을 것으로 본다.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부는 수요 확대 전략을 논의한다.
반도체 사업를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기존 디디알(DDR)4 감산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고객사 확보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략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향후 부문장들에게 수립된 전략들을 보고받는다.
앞서 엘지(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주재로 지난달 전략보고회를 열어 주요 계열사들의 전자 및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엘지는 상반기엔 핵심 사업의 투자와 운영전략을 논의하는 전략보고회를 열고, 하반기엔 사업 성과 평가 및 다음해 계획을 수립하는 사업보고회를 연다.
올해 회의에선 미래 먹거리로 꼽은 전장(자동차용 전기·전자장비)사업에 대한 투자 전략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커질 미래 부품 수요에 대비해 선제적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엘지전자 전자장치부품(VS) 사업부는 지난해 약 8조6천억원 매출을 올리며 전사 매출 비중 10%를 담당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와 함께 엘지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업 투자 계획 등도 논의했다. 엘지전자는 2026년까지 연구개발에만 48조원(국내 전체 투자액 106조원)을 들여 주력사업과 미래사업에 동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회장은 전략보고회에서 “예상보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흐름이지만 선제 투자를 통해 그룹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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