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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현대차그룹 ‘자본 리쇼어링’…미국·유럽 등 실적 7.8조원 국내로

등록 2023-06-12 19:05수정 2023-06-13 02:48

2023년 6월 7일 포니의 시간 전시 개막행사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2023년 6월 7일 포니의 시간 전시 개막행사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발표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자본 리쇼어링’ ‘경상수지 개선에도 기여’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힌 보도자료에서 이런 표현을 담았다. 민간 기업이 투자 재원 조달을 하면서 거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는 해석을 다는 건 이례적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주요 계열사 국외법인의 본사 배당액을 늘려, 이를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국외 자회사 금고에 있는 자금을 배당 형식으로 끌어와 국내 투자에 활용한다는 취지다. 본사 배당액은 지난해에 견줘 4.6배 늘어난 59억달러(약 7조8천여억원)라고 회사 쪽은 설명했다. 회사별로는 현대차 21억달러(약 2조8100억원), 기아 33억달러(약 4조4300억원), 현대모비스 2억달러(약 2500억원)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유럽 등에 모두 수백개의 생산·판매·금융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배당을 크게 늘린 국외법인은 현대차의 미국법인(HMA), 인도법인(HMI), 체코생산법인(HMMC·이상 현대차)과 기아의 미국법인(KUS), 오토랜드 슬로바키아(KaSK), 유럽법인(Kia EU) 등이다. 지난해 판매 실적이 높았던 지역에 있는 법인들이다.

국외법인의 배당금은 대부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설비 투자 재원으로 활용된다. 구체적으로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과 기아 화성공장의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기아 광명공장의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 전환 등에 쓰인다는 것이다. 국외법인의 배당금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환’을 위한 종잣돈으로 쓰이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국외 배당금 증액과 자본 유입을 ‘자본 리쇼어링’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통상 리쇼어링은 국외에 진출한 생산시설을 다시 국내로 이전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이번의 경우엔 국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자본’을 붙여 자본 리쇼어링이라고 부른 것이다. 국외법인의 국내 배당금 지급은 글로벌 기업들의 일상적인 재무활동이지만 여기에 ‘자본 리쇼어링’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건 좀처럼 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한겨레>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자본 리쇼어링’이란 표현이 등장한 건 지난해 5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때였다. 당시 선정된 국정과제 중 하나는 기업들이 국외법인에서 번 돈을 국내로 들여올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이 담겨 있었다. 당시 일부 언론들은 이를 두고 ‘자본 리쇼어링’ 효과를 가져올 정책이라는 풀이를 단 바 있다. 실제 이 과제는 지난해 법인세법 개정으로 이어져 올해부터 국외법인의 본사 배당금에 붙는 세금은 줄게 됐다.

현대차그룹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 쪽은 이번 배당 증액에 대해 “지난해 법인세법 개정의 영향을 받은 결정”이라며 “수출 기업으로서 국외 사업장에서 번 돈을 국외에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국내에도 투자한다는 걸 알릴 필요도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국외법인의 본사 배당 확대를 두고 “경상수지 적자 개선에 도움이 된다”라는 자체 평가도 내놨다. 원화 가치를 흔들 정도로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 건인 경상수지 적자 누적(1~4월)액이 50억달러를 넘어선 상황을 염두에 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국외에서 끌어오기로 한 배당금이 올 들어 4월까지 경상수지 적자 누적액과 맞먹는 수준인 터라, 원화 가치 방어에 대한 정부의 근심을 현대차그룹이 덜어준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자체 평가를 내놓은 것이란 풀이가 붙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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