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르면 올해 안에 검색·번역·요약·정리 등의 업무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AI·에이아이)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도입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DS)은 연내 챗지피티(GPT) 3.5 수준 이상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에스부문장(사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 강연에서 “생성형 에이아이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우리가 하는 일에 엄청난 혁신이 올 수 있다. 국내 전문 기업을 통한 맞춤형 에이아이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경계현 사장은 지난 9일 연세대 강연에서 사내 챗지피티 사용과 관련해 “챗지피티는 최고의 지성”이라며 “지금 당장은 못 하는데 내년부터는 어떤 방식으로든 쓸 수 있게 하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챗지피티를 써야 된다는 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는데, 써야 된다고 본다”며 “6년차 엔지니어가 60분 걸려서 코드를 짜는데 챗지피티는 10분 만에 코드를 짜고 검증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올 연말 기본 서비스를 개시하고, 내년에는 회사 지식이 포함된 전문 검색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디에스부문은 이를 통해 구매·경비 등 업무 프로세스 자동 응답, 공정·설계·제조 등 전문지식 검색, 제조·공정 데이터 요약, 번역 및 문서 작성, 회의록 녹취·요약, 시장·업체 분석, 코드 생성 및 리뷰, 고객 소리(VOC) 대응 등 9개 분야에서 임직원 업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영상·가전·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부문에서도 자체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해 도입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이런 움직임은 오픈에이아이(AI)·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외부 업체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고 정보보안 문제가 없는 자체 인공지능을 개발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이 챗지피티 프로그램에 사내 이메일 내용이나 내부 소스코드를 입력하는 등 내부 정보 유출 문제가 불거지자 업무용 피시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프로그램 사용을 사실상 금지한 바 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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