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이사회 구성원은 창업주(오너) 일가가 넷 중 한명 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이사 비율은 5% 대에 그쳤다.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시이오(CEO)스코어가 국내 상장 중견기업 722곳의 이사회 구성 현황(5월말 기준)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이사수 3752명 가운데 오너 일가는 872명(23.2%)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장 대기업(268곳) 오너 일가 비율(9.7%)보다 13.5%포인트 높은 것이다.
상장 중견기업 이사회의 평균 오너 일가 수는 1.2명으로, 대기업(0.7명)보다 많았다. 오너 일가를 1명 이상 선임한 중견기업도 579곳(80.2%)으로 대기업 134곳(50%)보다 많았다. 오너 일가가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상장 중견기업은 114곳으로 전체의 15.8%였다. 상장 대기업(3.4%, 9곳)과 비교하면 5배 수준이다.
상장 중견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중은 5.4%(203명)로, 상장 대기업 여성이사 비중 11.6%(212명)의 절반에 못 미쳤다.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한 상장 중견기업은 161곳(22.3%)에 그쳤다. 대기업은 조사 대상의 61.9%(166곳)가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상장 중견기업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를 특정 성별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한 개정 자본시장법(지난해 8월 시행)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시이오스코어는 “상장 중견기업의 경우 오너 일가가 아닌 다른 이사회 멤버들도 대부분 측근 경영인들로 채운 경우가 많다. 사외이사 등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에 오너 일가를 절반 이상 선임한 상장 중견기업은 지난해 말(112곳, 15.5%)보다 2곳 늘었다. 신대양제지·씨젠·동우팜투테이블 등 11곳의 오너 일가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늘었고, 에프에스티·알리코제약·동원수산 등 9곳은 절반 미만으로 줄었다.
상장 중견기업 중 오너 일가 비율이 50%를 넘고, 인원이 3명 이상인 기업은 30곳이었다. 화천기공은 전체 이사회 구성원 8명 중 권영열 회장과 동생 권영두 부회장 등 5명(62.5%)이, 신대양제지는 이사회 9명 중 권혁홍 회장과 배우자 이경자 이사 등 5명(55.6%)이 각각 오너 일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주철관공업·금화피에스시·휴스틸·유성티엔에스·디에스알(DSR)제강 이사회에는 오너 일가가 4명씩 포함됐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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