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생활건강이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중국 사업 부진 등으로 지난해 역성장한 여파로 보인다.
2일 엘지생활건강에 따르면, 만 50살 이상 부문장·팀장 또는 만 7년 이상 부문장 직급, 만 10년 이상 팀장 직급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 직원은 법정 퇴직금 외에 출생 연도에 따라 최대 3년의 기본 연봉과 중·고교생 및 대학생 자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회사 쪽은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력 정체를 개선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지생활건강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01년 엘지화학에서 분사한 뒤 처음이다. 엘지생활건강은 중국 사업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해 매출(7조1858억원)이 전년 대비 11.2% 감소하며 18년 만에 역성장했다. 영업이익(7111억원)도 44.9% 급감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1459억원)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9% 줄었다. 이에 따라 18년 동안 엘지생활건강을 이끌던 차석용(70) 부회장이 지난해 물러나고, 이정애(60) 사장이 새로 선임된 바 있다.
엘지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업계는 2016년 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이어 코로나19 유행이 닥치면서 대중국 매출과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중국의 자국 브랜드 소비 경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중국 사업 부진 속에 지난 2020년 창사 이래 처음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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