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옛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안벽에서 대형 엘엔지선이 건조되고 있는 모습. 대우조선해양 제공
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이 새 간판 ‘한화오션’을 달고 새 출발을 알렸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삼성중공업·에이치디(HD)현대중공업까지 민영 3사 구도로 재편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한화오션㈜’로 사명을 변경하는 안과 9명의 신임 이사를 선임하는 안을 모두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계열사가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화오션 주식 49.3%과 경영권을 확보했다. 한화가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처음 시도한 지 15년 만이다. 한화오션에서 ‘오션’은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사업을 추진하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등 ‘지속가능성’과 ‘도전’을 의미한다고 한화 쪽은 설명했다.
권혁웅 부회장이 한화오션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상선사업부장과 거제사업장 총괄에는 각각 김종서 사장과 정인섭 사장이 임명됐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서 경영에 참여한다.
권혁웅 대표는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난 7개월 간의 인수과정에 참여하며 바닷가 작은 어촌이었던 옥포만 위에 세계적인 회사를 일궈낸 여러분의 저력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한화와 함께 앞으로 이뤄갈 무한한 성장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지게 됐다”며 “한때 글로벌 조선 1위에 빛났던 대우조선해양의 신화를 이제 한화오션의 이름으로 보란듯이 재현해나가자”고 했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서 한화오션은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업계 ‘빅3’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 62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 규모가 늘고 있어 경영 정상화 작업이 급선무로 꼽힌다. 1대 주주(55.7%)에서 2대주주(28.2%)가 된 산업은행은 이날 “한화 그룹의 방산 경쟁력, 친환경 에너지 분야 역량과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건조 능력 및 운송기술이 결합해 한화오션이 종합 방산·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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