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양극재 포항공장 조감도. 포스코퓨처엠 제공
제철소로 상징되는 포스코그룹이 주력인 철강 산업에서 이차전지 소재 산업으로 무게추를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국내 기업 최초로 이차전지 소재 핵심 원료인 니켈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에 모두 1조7천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3일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인도네시아에 4억4100만달러(약 5900억원)를 투자해 이차전지용 니켈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1위 니켈 생산·보유국이다. 이번 투자로 2025년부터 연간 5만2천톤(니켈 함유량 기준)의 니켈 중간재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이차전지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기차 100만대에 공급 가능한 양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이차전지 소재 핵심 원료인 니켈을 해외 원료 산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의미가 있다고 포스코홀딩스는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한데 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 자급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포스코그룹의 화학·소재 전문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은 포항에 모두 1조7천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중간소재인 전구체와 음극재 생산 능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기업인 화유코발트와 합작회사를 세우고 1조2천억원을 들여 배터리용 양극재의 중간소재인 전구체와 니켈 원료 생산 라인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약 5천억원을 투입해 포항에 음극재 생산 공장도 추가 건설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창사 53년 만에 지주사 체제로 탈바꿈하면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강화하는 데 힘을 쓰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출범과 함께 7대 대표사업을 천명했는데, 전통적인 철강 사업뿐 아니라 이차전지 소재와 리튬·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 원료를 핵심 사업으로 삼았다.
특히 배터리 사업의 경우 포스코퓨처엠의 전신인 포스코켐텍이 2010년 엘에스(LS)엠트론으로부터 사업을 인수하며 시작했는데, 10여년 만에 철강을 이을 그룹의 얼굴로 내세운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배터리 산업을 놓치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리튬·니켈 등 이차전지 원료부터 전구체, 양·음극재 및 차세대 이차전지용 소재까지 생산해 공급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올 1분기 매출 1조1352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26일에는 엘지(LG)에너지솔루션과 30조원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2030년 이차전지 소재사업에서만 매출액 4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영업 비중으로 보면 아직은 철강이 압도적이지만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해 이차전지 소재 공장이 하나 둘 준공해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올해 말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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