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선대회장(왼쪽)이 1981년 내한한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가운데)과 논의하는 장면. 에스케이그룹은 “2차 석유 파동 당시 최 선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돈독한 관계를 바탕으로 장기 원유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 제공
에스케이(SK)그룹이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6일 펴냈다고 밝혔다. 책에는 약 250개 어록과 일화를 함께 실었다.
1953년 선경직물을 창업한 최종건 창업회장은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슬기와 용기로써 뚫지 못하는 난관은 없다”고 했다. 최 창업회장은 또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없다. 마음을 주고 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에서 공부를 한 최종현 선대회장은 1973년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 “유(YOU)가 알아서 해”라는 어록을 남겼다.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에스케이텔레콤) 인수를 하며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비판이 일자 “우리는 회사가 아닌 미래를 샀다”고 말한 자신감이 유명하다. 에스케이는 사돈 가인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시절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되었다가, 특혜 시비가 일며 일주일만에 사업권을 포기한 바 있다. 이후 김영삼 대통령으로 바뀐 뒤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했다.
그는 또 “자율·창의·경쟁을 바탕으로 한 시장 경제의 원리를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경제를 정상적으로 키우고 나라를 살찌우는 근본”이라고도 말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의 장남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발간사에서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삶과 철학은 단지 기업의 발전에 머무르지 않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향해 있었다”라며 “선대의 도전과 위기극복 정신이 앞으로 에스케이 70년 도약과 미래 디자인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케이그룹은 “10개월에 걸쳐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발간물, 사사, 업무 노트 등 기록물 약 1만5000장을 분석해 대표 어록 250개를 선별했다. 아울러 창업부터 선대회장 시기 1500여장의 사진자료를 디지털로 복원해 대표 이미지 170장을 책에 담았다”고 밝혔다. 어록집은 비매품으로 대학·국공립 도서관과 에스케이 누리집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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