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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5년 뒤 선원 20% 부족…자율운항 필수 적용 시대 온다”

등록 2023-03-09 15:40수정 2023-03-10 02:48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인터뷰
“한국조선해양 쌓은 50년 건조 데이터 장점
자율운항 규정 두고 국가간 물밑 싸움 치열
대형상선 300척 수주…곧 선박제어도 가능
연 200만척 보트 시장 선점해 수익 낼 것”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HD현대 제공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HD현대 제공
조선업계만큼이나 현장 인력 부족에 직면한 산업계가 또 있다. 바로 해운업계다. 먼 바다로 나가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어려움에 비해 급여가 적다는 불만이 쌓이면서 바다를 떠나는 선원들이 늘고 있고, 젊은 층의 기피로 선원의 고령화도 빨라지고 있다. 이런 해운업계 상황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해운이 전 세계 물동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량의 99.7%가 바닷길로 오간다. 선원이 부족하면 물류망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의 현주소와 전망에 대해 듣기 위해 지난 2일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를 서울 강남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비커스는 에이치디(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내 벤처다. 평생 조선업 연구원으로 일해온 임 대표가 앞장서 만들었다. 2021년 7명으로 출범했는데, 2년 만에 직원이 70명까지 늘었다. 임 대표는 먼저 “5년 뒤 선원이 10∼20% 부족하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자율운항 기술이 필연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1.0이 적용된 모습. HD현대 제공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1.0이 적용된 모습. HD현대 제공
그는 한국조선해양이 그동안 선박을 건조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아비커스의 강점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조선해양은 에이치디현대의 산하의 조선 지주회사다. 자동차 자율 주행에서는 완성된 차량을 자율주행하며 데이터를 모으는데, 조선사는 선박을 건조해 넘기면 할 일이 끝난다. 건조 데이터가 어떻게 강점으로 연결되는 걸까. 임 대표는 ‘설계→모형선 테스트→실제 선박 테스트’로 이어지는 과정을 강조했다. 그는 “같은 모양이어도, 모형 선박과 실제 대형 선박 움직임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 둘 사이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비커스는 지난 50년간 한국조선해양이 축적한 두 데이터를 모두 가지고 있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아비커스는 센서·카메라로 해상 상황을 인지해 항해사에게 알람을 주는 ‘하이나스 1.0’을 선박 300여척에 적용해 판매했다. 그는 “200척은 한국조선해양 선박에 적용했지만, 나머지 100척은 타 조선소에 판매한 것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인지된 상황을 토대로 선박제어까지 돕는 후속 모델 ‘하이나스 2.0’은 오는 8월 처음으로 선박에 탑재될 예정이다.

아비커스 자율운항보트. HD현대 제공
아비커스 자율운항보트. HD현대 제공
임 대표는 “자율운항 기술 만큼이나 관련 규정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자율운항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데, 각 회사는 완성된 규정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임 대표는 “예를 들어, 일본은 전자해도·레이더 등 항해·통신 장비 분야를 꽉 잡고 있어, 자율운항 기술을 이 장비들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은 자율운항 시스템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독립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운항 규정을 두고 한-일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는 “아비커스는 정부를 도와 산업 측면에서 자율운항 선박과 핵심 기자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비커스는 레저 보트 자율주행 시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연 건조량이 2000척도 안되는 대형 상선만으로 시장이 제한적이어서다. 임 대표는 “레저 보트 시장이 개조 선박 등 중고 선박까지 고려하면 연 200만척에 달한다”며 “레저 보트를 살 여유가 있어도 직접 운전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아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레벨2 자율운항이 적용된 레저 보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2025년에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레벨3 솔루션을 만들 계획이다.

임 대표는 “자율운항 기술은 안전성, 편의성, 경제성 측면에서 선박이나 보트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율운항 기술을 통해 해양 물류 혁명을 선도하고,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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