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오브라이언 한화그룹 미국대관총괄임원(부사장). 폭스코퍼레이션 제공
국내 대기업들의 미국 전직 관료 영입이 늘고 있다. 쿠팡, 삼성전자, 엘지(LG)그룹, 포스코에 이어 한화그룹도 미국 전직 관료를 영입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 인맥을 갖고 있고 협상·대응 능력도 갖춘 전직 행정 관료를 영입해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화그룹은 대니 오브라이언 폭스코퍼레이션 수석부사장을 미국 태양광 사업과 관련한 정책 대응과 정부 상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할 ‘미국대관총괄임원’으로 영입했다고 8일 밝혔다. 오브라이언 총괄임원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상원의원 시절 비서실장(2003~2006년)을 지냈고, 2008년 부통령으로 출마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캠프에도 합류했다. 이후에는 로버트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 비서실장과 지이(GE) 임원을 거쳐 2018년 폭스코퍼레이션 수석부사장으로 영입됐다.
한화의 오브라이언 총괄임원 영입은 미국 태양광 사업과 관련이 있다. 한화는 지난 1월 미디어데이를 열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3조2천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점을 노려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세계적인 경기둔화 상황에서도 지난해 4분기 재생에너지 부문 매출이 2조82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2319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현재 한화 큐셀은 미국 주택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북미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의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2014~2017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다. 엘지(LG)그룹은 트럼프 정부 때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워싱턴사무소 공동소장으로 임명했다. 포스코 미국 법인은 트럼프 정부 시절 북핵 협상대표로 일한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쿠팡은 지난해 7월 트럼프 정부 때 국무부 부차관보를 지낸 알렉스 웡을 영입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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