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윤아무개씨는 국외 출장과 여행을 다닐 때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꼼꼼히 챙기며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 이용 꿈을 키워왔다. 대한항공은 함께 소속된 동맹 항공사들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마일리지를 활용해 원하는 도시 6곳에 체류할 수 있게 해주는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을 팔아왔다.
대한항공이 오는 4월부터는 이 항공권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27일 대한항공 누리집을 보면 “대한항공 스카이팀 세계일주 보너스 항공권은 3월 말까지만 판매하고 이후 중단된다”고 안내돼 있다. 스카이팀은 대한항공을 포함해 에어프랑스, 델타항공(미국), 케이엘엠(에어프랑스 자회사), 아에로멕시코 등 180여개 나라의 국적 항공사들이 속해있는 항공 동맹이다.
세계일주 항공권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횡단해 여행하며 지구 한바퀴를 돌 수 있는 상품이었다. 대륙별로 6개 도시에서 최대 4회까지 체류할 수 있다. 이코노미석을 탈 때는 14만마일, 비즈니스석은 22만마일, 두가지 좌석 등급이 혼재돼 있을 때는 22만마일이면 이용 가능했다.
대한항공은 “우리가 안하는 게 아니라, 스카이팀 항공사들끼리 협의가 되지 않으면 어려운 상품이었다”라며 “유상으로 판매하던 이 상품 자체도 이용율이 떨어져서 지난해부터 팔지 않고 있다. 소요 마일리지나 운임 규정이 항공사별로 달라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들도 아에로멕시코를 제외하고 전부 운영을 폐지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4월 적용 예정이었던 마일리지 개편안이 소비자 불만과 정부·여당 비판에 따라 원점부터 재검토되고 있지만, 세계일주 관련 항공권 발매 중단 방침은 그대로 확정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제도 개편과 무관하게 중단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애초 2021년 3월 말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 발생으로 2년 추가 연장됐다”며 “마일리지 활용 고객 중 세계일주 항공권 이용자는 0.01%로 매우 미미했다”고 덧붙였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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