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된 노르웨이 웨스트팔 라르센의 메탄올 추진선 린단거(LINDANGER)호. 현대미포조선 제공
한국조선해양이 유럽 해운사로부터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했다.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 머스크에 이어 주요 유럽 선사가 메탄올 추진선을 주문하면서 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친환경 추진체로 메탄올이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은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12대를 수주했다고 1일 공시했다. 수주 금액은 총 2조5264억원이다. 12척 모두 한국조선해양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2026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선박을 주문한 선사는 ‘유럽 소재 선사’로만 공개됐다. 업계에서는 프랑스 컨테이너 선사(CMA-CGM)가 주문을 낸 것으로 추정한다.
메탄올 추진선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고, 메탄올을 바다에 그대로 배출해도 물에 녹아 해양오염을 일으키지 않아 친환경 선박 추진체로 주목받고 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 연료보다 황산화물(SOx)은 99%, 질소산화물(NOx)은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아직 공급량이 적고 엘엔지와 비교해 같은 힘을 내기 위해선 더 큰 부피의 탱크가 필요한 건 단점이다.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처음 주문한 회사는 세계 1위 정기선사 머스크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머스크는 전 세계 항구를 정기적으로 오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항만에 메탄올 공급 시설을 갖추는 방식으로 메탄올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8월 머스크로부터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문받아 건조 중이다. 당시 수주 금액은 1조6474억원이다.
한편,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수주로 올해 수주 목표(157억4천만달러·약 19조3900억원)의 24%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24척을 수주했고, 수주 금액은 37억7천만달러(약 4조6450억원)이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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