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에 1조701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락한 영향으로, 이 업체의 분기 영업적자는 10년 만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6986억원, 영업적자 1조7012억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분기 기준 영업적자는 2012년 3분기(-240억원) 이후 처음이다. 에프앤(FN)가이드가 집계한 시장전망치 1조2천억원 영업적자보다 적자 폭이 5천억원 컸다. 연간 매출은 44조6481억원, 영업이익은 7조66억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4% 감소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2023년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주요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감산을 시행해 재고가 점차 줄어 반도체 가격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이날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 때 밝힌 대로 올해 투자 규모는 2022년 19조원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김우현 에스케이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하고,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 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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