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차세대 교류·직류 하이브리드 배전 네트워크 기술개발 사업’ 제1차 운영위원회를 열어 미래형 배전망 기술개발 사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기존 교류(AC) 중심의 국내 배전 전력망에 중간전압직류(MVDC) 선로를 병행하는 교류·직류 혼용 배전망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중간전압직류는 장거리 송전계통에 적용되는 초고압직류(HVDC·1000kV)와 저압배선에 연계되는 저압직류(LVDC·1.5kV이하) 사이의 전송용량을 지닌 직류 시스템을 말한다.
새로운 개념의 교류·직류 혼용 배전망은 배전계통 설비를 최적으로 활용하고, 전력망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데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교류·직류 간 상호 변환에 따른 전력 손실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또 기존 배전망을 활용하는 방식이어서, 전력망 신규 건설에 따른 사회적 논란을 줄이고, 투자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산업부는 교류·직류 혼용 배전망 구축에 따라 재생에너지 연계 용량은 60% 커지고, 선로 최대 허용 부하율은 30% 높아지며, 전력변환 손실은 10% 줄어들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부는 핵심 부품·기기 및 운영기술 개발, 테스트베드 구축 등에 7년간 국비 1905억원을 지원해, 2030년까지 교류·직류 혼용 배전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엘에스(LS)·현대일렉트릭 주관의 핵심 부품·기기 개발에 656억원, 한전·전기연구원 주관의 소프트웨어 운영기술 개발에 704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545억원을 들여 성능시험을 위한 실증형 플랜트를 구축하는 사업의 주관 기관은 2024년에 선정할 예정이다. 국비를 포함한 총사업비는 2665억원에 이른다.
정승혜 산업부 전력계통혁신과장은 “분산형 전원인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기존 전력망의 계획이나 운영 방식에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래형 배전망 기술 개발이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여기에 더해 “세계적으로 초기 시장 단계인 중간전압직류 배전산업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한다면, 전력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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