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SK인천석유화학 공장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2023년부터 국내에서 액화 수소를 생산·유통·활용한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국토교통부, 액화수소 공급업체(에스케이이앤에스·효성·하이창원), 차량 제조사(현대자동차)는 9일 열린 5차 수소경제위원회 사전행사에서 ‘액화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액화수소 공급업체들은 2023년부터 액화수소 생산과 유통에 주력하고, 정부는 이에 필요한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 활용처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차량 제조업체 현대차는 수소 상용차 생산과 유지·보수에 나선다.
현재 에스케이이앤에스는 에스케이인천석유화학 공장에 부생수소를 활용해 연간 최대 3만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건설 중으로, 2023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에정이다. 이 업체는 미국 플러그파워와 공동 설립한 에스케이플러그하이버스를 통해 버스 차고지 등 수요처 인근에 액화수소 충전소 약 40여개소를 구축하고 있다.
액화수소는 상온에서 기체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만든 것이다.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이라 대용량 저장·운송이 효과적이다. 또 고압 압축이 필요한 기체 수소와 달리 대기압 수준으로 저장할 수 있어, 폭발과 화재 위험성도 낮다.
에스케이이앤에스는 “수소 사업 참여를 선언한 기업들의 액화수소 생산과 충전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수소사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추형욱 에스케이이앤에스 사장은 이날 제2기 수소경제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다.
반면, 미래 수소 생태계 전망을 어둡게 보는 시각도 있다. 탄소배출 때문이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그린수소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은 채 수소 보급사업만 늘려서는 안된다”며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이용해 생산하는 그레이수소를 사용하거나, 해외에서 그린수소를 수입하는 경우에는 또다른 문제를 낳을 수밖에 없다. 그레이수소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하는 블루수소 역시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라 탄소 배출 과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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