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창립기념식이 이재용 회장의 취임사가 자막으로 나간 것을 끝으로 엄중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창립 53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10월27일 이재용 회장이 취임한 뒤 첫 창립기념일이지만,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을 고려해 행사는 간소하게 진행됐다.
이재용 회장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달 27일 취임사를 대신해 사내 게시판에 올린 ‘미래를 위한 도전’의 한 단락이 기념식 마지막에 자막으로 방영됐다. 자막에서 이 회장은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듭시다”고 밝혔다. 앞서 2019년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도전과 기술, 상생을 통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을 만들자”는 내용을 담은 영상 메시지를 낸 바 있다.
한종희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어려울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발휘된다”며 “삼성전자의 저력과 도전 의지를 바탕으로 또 한 번 새롭게 변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새로운 기회 영역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메타버스 등에서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 성장 모멘텀을 확대해 나가자”고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당초 계획한 내부 축하공연을 취소하고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기념식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969년 1월13일 ‘삼성전자공업㈜’으로 출발했지만, 1988년 11월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이후 창립기념일을 11월1일로 바꿨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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