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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범 LG’ LX·LF그룹 ‘4세 장남’ 경영권 승계 중…경영능력은 ‘물음표’

등록 2022-10-31 17:14수정 2022-11-01 02:50

구본준 LX그룹 회장. LX그룹 제공
구본준 LX그룹 회장. LX그룹 제공
‘범엘지(LG)가’로 분류되는 엘엑스(LX)·엘에프(LF)그룹 4세 장남들이 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늘리고 있어, 경영권 승계가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범 엘지가의 ‘장자 승계’ 전통에 따른 것이란 추측이 나오지만, 4세 장남들의 경영능력은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구형모(35) 엘엑스 전무는 지난 9월과 10월에 엘엑스홀딩스 주식을 각각 14만7274주, 14만3739주 매입했다. 구 전무는 지난해 12월 아버지 구본준(71) 회장으로부터 850만주를 물려받아 지분을 46만주에서 896만주로 늘렸는데, 올해 들어서도 약 30만주를 추가로 직접 매입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구 전무의 지분율 0.60%로 미미했으나, 1년도 안돼 11.75%로 늘며 아버지(20.37%)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구 전무가 지분율을 확대한 자금의 원천에는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했다 매각된 옛 지흥(현 이케이)이 자리잡고 있다. 2008년 4월 설립된 지흥은 구 전무가 100% 지분을 보유했는데, 엘지디스플레이와 엘지화학 등에 전자부품을 납품하며 급성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재벌개혁이라는 명목으로 비핵심 계열사들을 정리하며 153억원을 받고 사모펀드에 팔았다. 구 전무는 지흥에 약 60억원을 투자했는데, 153억원에 팔리면서 152%의 수익을 본 셈이다.

승진도 초고속이었다. 구 전무는 지난해 5월 엘엑스그룹이 엘지그룹에서 분리될 때 엘지전자를 그만두고 엘엑스홀딩스에 상무로 입사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인 올해 3월 전무로 승진했다. 이같은 지분 확대와 초고속 승진을 두고 구본준 회장의 뒤를 잇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엘지그룹이 ‘장자 승계’라는 전통이 있어, 구 전무의 지분 확대나 승진도 이런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엘엑스 관계자는 “대주주 개인에 대한 사항으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엘에프그룹에선 구본걸(65) 회장의 장남 구성모(29)씨가 관계회사를 통해 지주회사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엘에프네트웍스는 2020년부터 꾸준히 지주회사 엘에프 주식을 사들이며 2021년 말 6.18%까지 늘렸다. 올 7월에는 엘에프네트웍스와 고려조경으로 인적분할하면서 엘에프 주식을 고려조경에 넘겼다. 고려조경은 다시 고려디앤엘로 사명을 바꾸면서 계속 엘에프 주식을 매입해, 10월 말 기준으로 6.47%까지 늘렸다.

구본걸 LF그룹 회장. LF그룹 제공
구본걸 LF그룹 회장. LF그룹 제공
동시에 가족들은 구성모씨에게 고려디앤엘 지분을 몰아줬다. 인적분할 전 엘에프네트웍스는 구본걸 회장 등 가족 회사였는데, 새 회사인 고려디앤엘의 지분은 인적분할 과정에서 구성모씨에게 몰아줬다. 덕분에 구성모씨 개인의 지주회사 지분은 1.18%로 적지만, 고려디앤엘 지분까지 합치면 7.65%로 아버지 구본걸 회장(19.11%), 작은 아버지 구분순(8.55%)에 이은 3대 주주가 됐다. 엘에프 관계자는 “공시 외에는 알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두 그룹 회장의 장남들이 지배구조의 정점인 지주회사 지분을 계속 늘려가고 있지만, 이들의 경영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구형모 전무는 경영기획실에서 일한다지만 사내외에 사진조차 없을 정도로 활동에 대한 정보가 없다. 구성모씨는 현재 그룹 내 일을 하고 있지 않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은 “경영능력과 무관하게 장남에게 그룹의 지배권을 이전하려는 시도는 전근대적인 지배구조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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