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3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3문 앞 표지판이 뽑혀 있다. 지난 6일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기록적인 폭우의 흔적으로 보인다.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정전돼 가동이 중단됐던 포항제철소의 모든 고로는 이날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포스코홀딩스 3분기 영업이익이 철강시황 악화와 태풍 힌남노 침수로 인한 피해 영향으로 71% 급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2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19일 잠정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2.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71% 감소했다. 수익 악화 원인으로는 철강 업황 악화와 태풍 힌남로로 인한 침수 피해 등이 꼽혔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부터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진 철강가격 상승 덕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갈아치운 바 있다. 올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영업이익 2조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억눌린 소비가 폭발하면서 가전, 자동차 등에 쓰이는 철강제품 가격이 치솟은 덕분이다.
하지만 올해 3분기부터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가전 수요 등이 줄어 철강 가격도 다시 하락하고 있다. 올 5월 톤(t)당 130만원이었던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9월 말 기준 105만원대로 내려왔다. 산업계가 올 3분기부터 포스코의 실적 하락을 예상한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태풍 힌남로 영향으로 인한 폭우로 경북 포항제철소가 침수돼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손실 폭이 확대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실적을 공시하면서 “침수로 인한 생산 중단에 따른 영업손실과 일회성 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폭이 44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침수 피해가 없었다면 1조3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셈인데, 이는 증권가 영업이익 추정치(1조4764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올 9월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인근 하천 냉천이 범람해 공장 전체가 물에 잠겨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연말께 가동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실적은 철강 시황 악화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침수 피해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3분기에 견줘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분석가는 “글로벌 경기 상황과 중국 철강수급 둔화 등 철강산업 환경은 여전히 비우호적”이라며 “4분기에는 포항제철소 생산 차질 영향이 분기 전체에 반영되므로 3분기 대비 줄어드는 건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김현태 비엔케이(BNK)투자증권 분석가는 “3분기에는 태풍 피해로 인한 생산 차질이 9월 한 달간 영향을 미쳤지만, 4분기에는 복구 속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적발표는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된 잠정 실적으로, 포스코홀딩스는 이 달 24일 공식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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