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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에듀윌, ‘편법 증여’ 했나…회장 일가 회사에 일감 몰아줘 논란

등록 2022-09-25 17:17수정 2022-10-20 14:59

양형남 회장 가족 보유 ‘브랜드발전소’에 광고 몰아줘
2017∼20년 매출 100%, 2021년엔 60%가 에듀윌 일감
에듀윌 “지하철 광고매체 보유해 줘…증여세도 내”
교육기업 에듀윌의 광고. 광고 화면 갈무리
교육기업 에듀윌의 광고. 광고 화면 갈무리
교육기업 에듀윌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직원 근무체제를 주 4일에서 주 5일로 늘리는 등 긴축에 나서면서 회장 아내와 두 아들이 소유한 브랜드발전소에는 광고 물량을 몰아줘 논란이 일고 있다. 브랜드발전소는 2014년 설립 이후 에듀윌로부터 광고 물량을 받아 급성장했다.

25일 에듀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에듀윌은 지속 성장과 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주 4일이던 근무체제를 10월부터 주 5일 근무로 늘리기로 했다. 2019년 6월 도입된 주 4일 근무제는 에듀윌이 자랑하던 복지제도인데, 올 1분기 40억원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하자 주 5일 근무제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직원들은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일방 통보했다”, “경영악화라면서 지하철 광고 남발은 줄일 생각이 없다”고 밝히는 등 불만을 나타냈다. 에듀윌 관계자는 “빠르면 내년 4월, 늦어도 내년 10월에는 주 4일 근무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에듀윌이 양형남 회장 일가 소유 회사에 수년에 걸쳐 광고 물량을 몰아준 게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에듀윌 지분은 양 회장이 42.1%(2014년 공시 기준·이후 감사보고서에선 미공개), 두 아들이 각각 27.9%씩 갖고 있다. 브랜드발전소 지분은 양 회장 아내 송아무개씨와 두 아들이 100%를 보유 중이다. 에듀윌은 브랜드발전소 설립 이후 광고 물량을 몰아주고 있다.

에듀윌 감사보고서와 브랜드발전소 실적 추이를 보면, 2017∼2020년 브랜드발전소는 매출 전부를 에듀윌 광고로 올렸다. 이 기간 브랜드발전소는 적게는 62억원(2019년)에서 많게는 84억원(2017년)의 매출을 올렸는데, 대부분 에듀윌이 브랜드발전소에 지급한 광고선전비였다. 지난해 브랜드발전소 매출은 255억원으로 대폭 늘었는데, 절반 이상인 152억원을 에듀윌에서 올렸다.

더욱이 양 회장 일가가 번갈아 브랜드발전소 이사로 재직하며 상당한 급여를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 회장 본인은 2017∼2019년, 아내 송씨는 2015∼2017년에 이사로 재직했고, 2020년부터는 장남(28)이 이사로 재직 중이다.

브랜드발전소는 설립 이후 줄곧 에듀윌 본사가 위치한 서울 구로동 코오롱싸이언스밸리2차에 있었다. 2020년 9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에듀윌 소유 사무실을 보증금 5500만원에 월 550만원을 내고 빌려 썼다.

에듀윌이 양 회장 일가 소유 회사 브랜드발전소에 일감을 몰아주고 편익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부의 편법 증여’가 이뤄진 꼴이다. 지난해에는 두 회사의 영업이익이 역전되기도 했다. 에듀윌의 2020년 매출은 1193억원으로 설립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21년에는 1557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브랜드발전소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0년 79억원, 8억원에서 이듬해 255억원, 35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만 보면 브랜드발전소가 에듀윌의 3배에 이른다.

에듀윌 관계자는 “브랜드발전소가 지하철 매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에듀윌 온·오프라인 광고 가운데 지하철 광고를 많이 받았다”며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지만 광고업계 관행이고,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증여세는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발전소는 올해 초 서울 을지로 지하도상가 광고사업권을 업계 예상보다 많은 2억1680만원을 써내 낙찰받는 등 지하철 광고 공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안정적 일감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매체 확보에 나선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양 회장은 2016년 성추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회사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7년부터 에듀윌 이에스지(ESG)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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