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음 달 만나 삼성전자의 에이아르엠(ARM) 인수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에이아르엠은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로,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지분 75% 소유)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이 신문에 “3년 만에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삼성 쪽과 에이아르엠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도 기자들과 만나 손정의 회장과 만나기로 한 사실을 밝히며 “(에이아르엠 관련) 제안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에이아르엠은 반도체 생산의 가장 핵심적인 설계 자산(IP)을 만드는 세계적 팹리스(설계) 업체다. 이 업체 자산을 활용하지 않고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가 불가능할 정도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에이아르엠을 32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후 엔비디아에 매각하려다 경쟁당국의 반대로 올해 매각 계획을 포기했다.
미국 달튼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림 분석가는 “에이아르엠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독과점 위상을 갖고 있어 특정 기업이 인수할 경우 독과점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삼성전자가 에이아르엠을 인수할 경우 엔비디아처럼 경쟁당국의 규제를 받을 수 있어, 인텔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하거나 지분 참여 등 다른 방식이 더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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