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코로나19를 거치며 다시 확대되고 있고, 이런 추이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코로나19 이후 임금 격차 진단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내어,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2011∼18년 평균 60% 미만에서 2019년 이후에는 60% 이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 10년 동안의 300인 이상 대기업과 300인 미만 중소기업 임금을 비교한 결과, 2011∼18년에는 격차가 평균 60% 미만이었다. 이후 2019년 60.78%로 커졌고, 2020년 63.29%로 확대됐다가 2021년 61.72%로 소폭 줄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기업 임금상승률이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임금상승률은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0.3%에서 2020년 -2.8%로 낮아졌다고 지난해 6.6%로 가파르게 올랐다. 반면 중소기업 임금상승률은 2019과 2020년에는 각각 3.7%와 1.2%로 대기업보다 높았지만 지난해는 3.9%로 대기업보다 낮았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도 300인 이상 기업 협약임금인상률은 5.4%(임금총액 기준)로, 100명 이상~299명 미만 중소기업 인상률(5.1%)을 상회했다. 1천명 이상 기업은 5.6%로 더 높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과 정보통신(IT) 기업 중심으로 큰 폭의 임금인상이 이뤄지고 있어 올해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대 간 임금 격차는 개선되고 있지만, 주요국과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였다. 근속 기간 1년차 대비 10년차 이상의 임금수준(임금 연공성)은 2014년 2.63배에서 지난해에는 2.27배로 약간 낮아졌다. 근속 30년차 임금 연공성은 한국이 2.95배로 일본 2.27배, 독일 1.80배, 프랑스1.63배, 영국 1.52배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임금 격차 문제는 중소기업 취업 기피, 청년 일자리 문제, 중·고령 인력 고용불안 등 노동시장의 각종 부작용을 야기한다”고 짚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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