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10여년간 공들여 추진한 브라질 시에스피(CSP) 제철소를 룩셈부르크와 인도의 합작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에 매각한다고 12일 밝혔다. 대외 경제상황 악화에 따라 추가 투자금을 부담하기보단 매각을 추진해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동국제강은 12일 이사회에서 브라질 시에스피 제철소 보유 지분(30%) 전량을 8416억원에 아르셀로미탈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포스코(지분 20%), 브라질 발레(50%) 등 나머지 주주도 지분 모두를 아르셀로미탈에 넘긴다. 총 매각 금액은 21억5400만(약 2조8088억원) 달러다.
3개 회사의 매각 대금은 모두 시에스피의 채무 변제에 쓰인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시에스피에 대한 지급보증 1조원가량을 모두 해소했다. 시에스피는 그간 약 3조원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돈을 빌리는 데 3개 회사가 각각 보증을 섰고, 동국제강의 보증 규모가 1조원가량이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시에스피 제철소의 성장을 위해 수년 내에 추가적인 고로를 건설하고 투자를 진행해야 하지만, 추가 투자는 상당한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시에스피 제철소는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 뻬셍 산업단지에 위치한다. 연산 300만톤(t)급 고로 1기를 운영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2005년 브라질 쎄아라주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2012년 착공을 시작해 2016년부터 제철소 운영을 시작했다. 경영 실적이 좋지는 못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순손실을 냈고, 지난해가 돼서야 7400억대 순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며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해 기업 신용도가 높아질 토대를 마련했다. 향후 친환경 시대를 선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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