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 3월2일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출범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포스코그룹의 새 지배구조는 포스코홀딩스가 최상단에 있고, 그 밑에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100%를 소유하는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를 비롯해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의 자회사가 놓이는 형태로 바뀐다. 사진은 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내 포스코홀딩스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물가·금리·환율 ‘3고’ 시대를 맞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기업에 포스코그룹이 추가됐다. 1·2분기 각각 2조원대 영업 실적을 올렸지만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위기대응팀을 꾸리기로 했다.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1일 그룹 사장단과 전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경영회의를 열어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수익성 방어·원가 혁신·해외 법인 리스크 점검·투자 계획 조정 등을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 위축·비용 상승·공급망 위기 등 복합적인 경제 충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지금 즉시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에 돌입한다”며 “(각 계열사 경영진은) 특히 현금 흐름 및 자금 상황이 문제되지 않도록 현금 중심 경영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장단과 임원이 참석하는 그룹경영회의는 원래 매분기 개최중이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것은 경영전략팀 중심의 ‘전사 통합 위기 대응팀’ 가동”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재계는 비상경영체제 준비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사장단 회의를 열었고, 엘지(LG)전자도 지난 5월 말 3년 만에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소집해 미래 대응에 나섰다. 에스케이(SK)그룹도 지난 17일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영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5월 사장급을 소집해 경영전략을 재점검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1·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조3천억원과 2조1천억원에 이르는 등 시장 예상 수익을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 달성하며 큰 수익을 거뒀다. 철강자회사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조3220억원이었다. 이처럼 철강 부문에서 이익이 늘었고, 지분 50% 정도를 보유 중인 버마 가스전의 판매량이 늘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도 3206억원이 증가했고 양극재 판매 가격 상승으로 포스코케미칼의 영업이익(550억원)도 크게 뛰었다.
이때문에 ‘곳간’에 ‘양식’을 착실히 모아두고도 다가올 것이 선명해지는 겨울(경기침체)의 그림자에 곳간 지키기부터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이 22일 낸 포스코홀딩스 실적 분석 자료를 보면 “철강 부문 원가는 소폭 오르나 판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3분기 포스코홀딩스와 자회사인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30% 정도 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나온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의 포스코케미칼 실적 분석 자료를 보면 “성장세는 유지되나, 판매가격이 하락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짚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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