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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금값 11배 로듐…LS니꼬동이 ‘찔끔’ 생산 나선 사연

등록 2022-07-19 18:33수정 2022-07-20 02:33

1g에 60만~90만원…금값 10배 훌쩍 넘기도
구리 제련때 나오는 자동차 매연 정화 필수재
연말 국내 첫생산하지만 돈은 안 되는 극소량
LS “신소재 회수기술 확보와 ESG경영 차원”
로듐 이미지. 구리 광석에서 추출한 분말 상태의 로듐(왼쪽)은 석탄가루와 비슷한 상태다. 로듐 분말은 스펀지 형태로 뭉쳐진 뒤 추가 제련·정련 과정을 거쳐 원기둥이나 구슬 모양의 금속재로 만들어진다. 이를 액화한 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에 점착해 촉매 물질로 활용한다. 엘에스(LS)니꼬동제련 제공
로듐 이미지. 구리 광석에서 추출한 분말 상태의 로듐(왼쪽)은 석탄가루와 비슷한 상태다. 로듐 분말은 스펀지 형태로 뭉쳐진 뒤 추가 제련·정련 과정을 거쳐 원기둥이나 구슬 모양의 금속재로 만들어진다. 이를 액화한 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에 점착해 촉매 물질로 활용한다. 엘에스(LS)니꼬동제련 제공

로듐(Rh) 생산 시설을 짓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울산 울주군 온산읍 엘에스(LS)니꼬동제련 귀금속 공장. 지난해 12월 시작된 이 작업은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엘에스니꼬동제련 쪽은 19일 “생산설비 구축을 마무리하는 대로 본격 생산에 앞서 6개월~1년가량 시제품을 만들게 된다”고 밝혔다. 일정대로 로듐이 만들어지면, 동제련 과정을 통한 국내 첫 생산 사례로 기록된다. 로듐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에 주로 쓰이는 촉매 물질로, 디젤 차량에서 요소수와 같은 역할을 한다. 회사 쪽은 “가솔린 차량에서 질소산화물을 걸러내는 데 쓰이는 대체불능의 필수재”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 엘에스(LS)니꼬동제련 제공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 엘에스(LS)니꼬동제련 제공

일반 가솔린 차량 한 대에 1g 정도 들어간다는 로듐 값은 금값의 10배에 육박한다. 귀금속 거래사이트 ‘머니 메탈스 익스체인지’ 누리집에 고시된 로듐 가격은 18일 기준 1g당 459.76달러(한화 60만원)이다. 금값(54.96달러)의 8.4배에 이른다. 연고점을 찍은 지난 3월7일 로듐 값은 1g당 713.75달러까지 치솟아 금값(64.24달러)의 11.1배였다.

엘에스가 생산하게 될 로듐의 원료는 칠레 등 중남미 국가에서 주로 들여오는 구리 광석이다. 수입국 현지에서 구리 순도 2~3%의 광석을 분말로 만들고 정제과정을 거친 순도 25% 수준의 ‘동정광’(정제과정을 거친 동광석 분말)은 온산제련소로 옮겨진다. 용광로에 녹여 정제한 동정광은 순도 99.5%의 구리판을 거쳐 전기분해를 통해 순도 99.99%의 전기동(전기분해를 거친 고순도 구리)으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침전된 불순물에서 금·백금·팔라듐 따위의 귀금속과 희소금속을 뽑아낼 수 있고 이때 로듐도 추출된다. 자연 상태의 로듐은 붉은색인데, 어원이 그리스어로 장미를 뜻하는 로돈(rhodon)이다.

엘에스 생산 시설에서는 석탄가루처럼 시커먼 로듐 분말을 스펀지 상태로 만들고 고객사는 이를 받아 제련·정련 과정을 거쳐 구슬이나 원기둥 모양의 단단한 금속재로 탈바꿈시켜 부품 및 소재 회사에 제공한다. 최종 사용 단계에선 매개체로 액화한 뒤 배기가스 정화장치에 점착시켜 사용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로듐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주요 수입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폐차 처리된 자동차의 정화장치에서 로듐을 회수해 재활용하기도 한다. 엘에스니꼬동제련 쪽은 “이번에 로듐 생산 라인을 구축하면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물질 3총사’를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세계적으로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로듐과 함께 팔라듐(가솔린)과 백금(디젤) 등 3총사는 배기가스 중 탄화수소·일산화탄소를 걸러낸다.

의문을 부르는 대목은 경제성이다. 시제품으로 생산할 물량은 4㎏남짓(로듐 함량 기준)으로 잡고 있다. 값으로 치면 20억원가량으로 매출 기여도는 아주 낮다. 이 회사 한 해 매출은 10조원에 이른다. 추출 과정에 들이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사업적으로는 무의미하다고 할 정도다. 지난 한 해 한국의 로듐(HS코드 7110.31 기준) 수입 규모 1177㎏(6억3200만달러·한화 7500억원)에 견줘도 보잘 것 없는 양이다. 더구나 자동차산업은 전기차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엘에스니꼬동제련 귀금속영업팀 이은욱 매니저는 이에 대해 “로듐의 매출 비중은 낮지만, 기존 원료에서 새로운 소재를 회수하는 기술을 체계적으로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질소산화물 제거 물질 생산은 의미가 크다. 또한 로듐은 석유화학 물질 촉매와 유리 강화용 첨가제·특수비료 소재이기도 하다. 광택성에서 뛰어나 장신구에 쓰이고, 연료전지 촉매제로도 활용되는 등 로듐의 쓰임새는 넓다고 엘에스 쪽은 설명한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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