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4천입방미터(㎥)급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현대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업계가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에 순풍을 달았다. 현대중공업이 총 8척의 추가 수주를 따내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한 달 사이 총 28척의 카타르발 수주 실적을 올리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총 2조8690억원 규모의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0척을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엘엔지운반선은 17만4천㎥급으로, 길이 299m·너비 46.4m·높이 26.5m 규모다. 유럽 소재 선사에서 수주한 8척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에서 수주한 2척은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각각 건조된다. 2026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대중공업이 유럽 선주로부터 수주한 엘엔지운반선 8척은 카타르가 발주한 물량이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엘엔지 생산국으로,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톤에서 1억2600만톤으로 늘리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업체 카타르에너지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20년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와 약 100척의 슬롯계약을 맺었다. 슬롯계약은 조선소에서 선박이 건조되는 장소인 독(dock)을 미리 확보해두는 사전 계약을 말한다.
지난 6월 초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4척과 2척을 계약하면서 카타르 프로젝트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달 22일 삼성중공업이 14척을 수주했고, 이날 현대중공업이 8척을 추가로 수주하면서 한 달 사이 총 28척의 계약을 따냈다. 앞으로 추가 계약이 이어지며 국내 조선업계의 수익성 강화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34척의 엘엔지운반선을 수주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말까지 14만㎥급 이상 대형 엘엔지운반선은 전 세계에서 총 91척이 발주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가운데 18척, 삼성중공업은 24척을 수주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