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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삼성전자, 세계 최초 ‘3나노 공정’ 생산…TSMC 추월은 언제쯤

등록 2022-06-30 17:10수정 2022-07-01 02:49

생산방식 바꿔 3㎚ 파운드리 최첨단 공정 성공
TSMC에 뺏긴 고객 되돌리기엔 시간 더 필요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30일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는 대만 티에스엠시(TSMC)가 1위인데, 삼성전자가 이 업체를 추월할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수율(우량품 비율)을 끌어올려 퀄컴 등 큰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다. 3나노는 반도체 칩의 회로 선폭을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3 수준으로 좁힌 것으로, 회로 선폭이 가늘수록 고집적을 통한 소형화와 전력 소비량 감소 등 성능 개선에 유리하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으로 약 2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 매출액 280조원 가운데 7% 정도 수준이다. 시장점유율은 16.3%로, 티에스엠시 49.5%에 한참 뒤져있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핀펫’(fin-fet) 기술 대신 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써,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반도체를 구성하는 주요 소자인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되는데, 게이트 올 어라운드는 핀펫의 3차원 구조와 달리 전류가 흐르는 통로인 채널의 아랫면까지를 모두 게이트로 감싸 전류 흐름을 더욱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게이트 올 어라운드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보다 전력 소모는 45% 줄고, 성능은 23% 향상되며, 면적은 16% 축소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개발될 3나노 게이트 올 어라운드 2세대 공정은 (5나노 핀펫 공정에 견줘) 전력 소모는 50% 절감되고, 성능은 30% 향상되며, 면적은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공정 성숙도를 빠르게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술은 한발 앞서갔지만, 고객(반도체 생산 위탁 발주) 확보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직 1세대 공정이어서 수율이 높지 않을 수 있고, 대형 고객 퀄컴·엔비디아 등을 티에스엠시로부터 되찾아와야 해서다. 퀄컴은 지난해 갤럭시S22 등에 탑재된 ‘스냅드래곤8 1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삼성전자에 맡겼지만, 이후의 ‘스냅드래곤8 1세대 플러스’와 ‘스냅드래곤8 2세대’ 생산은 티에스엠시에 맡긴 상태다. 엔비디아 역시 인공지능 대중화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줄곧 티에스엠시에 맡기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을 시작해 기술력을 선보였고, 이를 통한 제품 성능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1세대이자 시범적인 것이라서 고객을 많이 확보하기 어려워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증권사 분석가는 “삼성전자마저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차기작을 생산할 계획이 없어, 이번 3나노 공정을 이용할 고객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도 숙제다. 반도체는 웨이퍼에 도포된 물질을 제거하는 식각 공정이나 박막을 형성하는 증착 공정에서 온실가스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잔여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된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반도체 공정 기술이 첨단화할수록 전력 소모가 늘고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릴 수 있는 방법과 탄소배출이 적은 대체 가스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티에스엠시, 에스케이(SK)하이닉스와 달리 2050년까지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충당하는 국제 캠페인 ‘아르이(RE)100’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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