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화학·삼표시멘트·현대로템·한국엔지니어연합회·한국시멘트협회가 석탄 대신 폐플라스틱을 이용해 시멘트를 만들고, 시멘트 부산물로 비료 원료와 반도체 세정액 등을 만드는 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 회사는 2년 동안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시멘트 생산의 주 연료인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을 활용하고, 남은 부산물을 비료로 만드는 자원 선순환 구축체계를 만들어가는 데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이들 기업은 2년 동안의 작업 이후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최근 시멘트 업계에선, 시멘트 생산의 주 연료인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을 대체연료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폐플라스틱을 연소시키면 부산물인 염소 더스트(Dust·먼지)가 나오는 문제가 있었다. 염소 더스트는 재활용 처리가 어려워 매립해야 하는 오염물질이다. 더욱이 시멘트 예열기 내부 벽체에 부착돼 원료 이송을 방해하면서 설비 가동률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처럼 쓰레기 취급을 받았던 염소 더스트의 경제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현대로템이 엘지화학의 도움을 받아 염소 더스트를 재활용하는 기술 협업이 추진 중이다. 플랜트 설비 기업 현대로템은 환경설비 전문기업 애니텍과 손잡고, 염소 더스트를 비료 원료인 염화칼륨으로 만드는 공정을 개발 중이다. 엘지화학은 염화칼륨뿐 아니라 염화칼륨의 순도를 높여 반도체 세정원료 가성칼륨과 탄산칼륨 등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염화칼륨은 국산화가 어려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르면 내년께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안에 염소 더스트 처리 설비와 염화칼륨 생산 라인을 구출할 계획이다.
엘지화학 관계자는 “염소 더스트에 칼륨, 칼슘, 염소 등 다양한 원료가 들어있다. 광물화 반응을 진행해 비료 원료인 염화칼륨을 만들고, 이후 반도체 세정원료로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환경부는 폐플라스틱·폐타이어 등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을 사용해 생산한 국내 시멘트의 중금속 검출 농도를 13년 동안 매월 측정한 결과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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