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국래 엘지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오른쪽)이 박기환 태경케미컬 대표이사와 이산화탄소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엘지화학 제공
엘지(LG)화학이 충남 대산 사업장에 연산 5만톤 규모의 ‘개질 수소’ 공장을 건설한다고 20일 밝혔다.
엘지화학은 이 공장을 통해, 대산 나프타 분해 센터(NCC) 공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개질 수소로 바꾼 뒤 연료로 다시 사용할 계획이다. 개질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국내 최대 탄산가스 제조업체 태경케미컬에 공급해 재활용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석유화학 사업은 나프타를 고온으로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만드는 기초 유분 공정으로 시작되며, 이 공정에서 메탄을 열원으로 활용한다. 엘지화학은 화석연료인 메탄 대신 메탄을 수증기와 반응시켜 만든 개질 수소를 활용할 계획인데, 여기서도 온난화를 일으키는 대표적 온실가스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개질 수소는 친환경 수소로 분류되지 않는다. 친환경성을 강조하려면 탄소포집·저장 기술이 적용돼야 하지만, 아직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에 엘지화학은 개질 수소 생산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국내 최대 탄산가스 업체 태경케미컬에 공급해 재사용하는 순환시스템을 구축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태경케미컬은 식음료용 액체 탄산가스 및 보냉용 드라이아이스 등을 제조하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엘지화학 관계자는 “이번 공장은 직접 소비하는 연료를 위해 개질 수소를 만드는 자가 설비를 한 것이다. 개질 수소를 생산하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곳과 연계해 개질 수소의 반환경성을 해결해보려 노력한 것”이라며 “넷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엘지화학은 이 공정 개선을 위해 수천억원의 추가 설비 구축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다.
공장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4년 2분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엘지화학은 2025년까지 나프타 분해 센터 공정에서의 수소 연료 사용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바이오 원료 생산에도 수소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엘지화학은 지난 2월 2050년 넷제로(순탄소배출량이 0인 상태)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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