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14일 경기도 서안성 두산테스나 사업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원자력 발전소 장비와 산업용 차량 등 중공업·기계 중심의 두산그룹이 반도체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4월 인수한 국내 반도체 테스트 계열사 두산테스나에 5년 동안 1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테스트 분야 세계 5위권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14일 경기도 서안성 두산테스나 사업장을 방문해 중장기 경영 전략 등을 논의했다고 15일 회사가 밝혔다. 박 회장은 “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로서,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기계 분야와 더불어 또 하나의 성장축이 될 것”이라며 “두산테스나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최고 파트너 기업으로 자리잡고, 나아가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성장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4월 4600억원을 들여 두산테스나를 인수했다. 지난 2월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 등에서 빌린 3조원을 22개월 만에 조기 상환하고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벗어나 처음 추진한 인수합병이다. 중공업·기계 분야의 전통 기업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두고 의외라는 평가도 나왔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등과 함께 두산테스나로 에너지와 반도체 중심의 성장을 모색하는 사업 다각화를 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제조 후 진행되는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다. 파운드리에서 생산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카메라이미지센서(CIS), 무선통신칩(RF) 등을 넘겨받아 불량 여부를 선별하는 일을 한다. 이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지난해에는 2076억원의 매출을 올려 5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이다.
두산테스나는 지난 달 1240억원을 투자해 테스트 장비를 추가로 도입했고, 2024년 말 준공을 목표로 신규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두산그룹은 “글로벌 후공정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테스트 장비와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추가 진출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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